한기범, 사업 실패→마르판 증후군…"병원서 100% 죽는다고"

/사진=MBN 시사·교양 '특종세상'

농구선수 출신 한기범이 사업 실패와 유전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과거를 회상했다.

20일 MBN 시사·교양 '특종세상'에는 농구선수 은퇴 후 삶을 살고 있는 한기범이 출연했다.

한기범은 두 아들이 독립해 아내와 둘이 사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기범은 아내 안미애씨에 대해 "부잣집 막내딸이었고 광고 모델, 단역 배우로도 활동했다"고 소개했다.

안씨는 "남편과는 무도회장에서 만났다"며 "만난 당일에 '이렇게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선수가 아니라 문학가와 얘기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MBN 시사·교양 '특종세상'

농구 대잔치 MVP를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농구선수였던 한기범. 그는 은퇴 후 시작한 사업이 실패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한기범은 "홈쇼핑과 연계해 키 크는 보조제를 팔아 대박이 났다"며 "근데 계약이 불리하게 돼 있어 아무리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기범은 이후에도 여러 사업에 손을 댔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농구선수 시절 모은 돈을 모두 날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돈이 없어 변두리 월세방으로 쫓겨나기도 했다"며 "아내와 가족에게 평생 미안해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안씨는 "매일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였다"며 "돈 없고 마음대로 되는 게 없으니 (아침에) 눈을 뜨기가 싫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이들에게도 뭐 제대로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전업주부였던 제가 생계 전선에 뛰어들면서 그나마 상황이 좀 나아졌다"고 부연했다.

/사진=MBN 시사·교양 '특종세상'

한기범의 두 아들은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을 앓고 있었다. 안씨는 "이런 아이들은 압박을 주면 (자신만의) 세계로 빠진다더라"며 "집이 망해 환경이 바뀌니까 (애들이) 틱 장애가 왔다. 인생이 참 힘들었는데 잘 겪어낸 것 같다"고 했다.

한기범은 가슴의 흉터도 공개했다. 그는 두 차례 심장 수술을 받았다며 "아버지와 동생이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한기범은 "병원에서 나도 100% 죽는다고 했다"며 "희소 유전병인 마르판 증후군이었다. 자포자기하고 싶었는데 아내가 내게 용기를 줬다"고 설명했다.

또 한기범은 "이런 위험한 병을 아이들에게 물려준다는 게 걱정이 많이 됐다"며 "두 아들이 성인이 된 후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다행히 유전되지 않았다더라"고 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