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VS새 얼굴' 변화 택한 중위권…후반기 판도가 흔들린다

박정현 기자 2023. 7. 2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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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에 재취업한 경력직 외국인 투수. 왼쪽부터 브랜든(두산)-파노니(KIA)-쿠에바스(kt).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KBO리그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끝낸 뒤 21일부터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역대급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올해, 중위권 팀들의 외국인 투수 교체가 판도를 뒤흔들 예정이다.

올 시즌 KBO리그는 ‘2강7중1약’의 형세를 보이고 있다. 선두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진행 중인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kt 위즈,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 격차를 보이며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무리한 삼성 라이온즈까지 대략적인 전반기 상황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중위권에 모인 7개 팀이다. 경기 차가 정말 촘촘하다.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뒤바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는 중이다. 전반기를 9연승으로 마감한 3위 두산부터 9위 키움까지는 경기 차 ‘7’. 이 중에서 4위 NC부터 9위 키움까지는 ‘4.5’ 경기 차로 역대급 순위 싸움이 전개 중이다.

7중으로 꼽히는 7개 팀 중 NC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외국인 투수에 변화를 선택했다. 특이한 점은 KBO리그 경험이 있는 ‘경력직’들의 복귀다. 두산과 kt는 한 때 팀에 몸을 담았던 외국인 투수들을 재영입했다.

반면 롯데와 한화, 키움은 새 얼굴을 선택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투수 2명을 다 교체한 KIA는 경력직과 새 얼굴을 섞었다. 리그 특성상 외국인 투수들의 비중이 크기에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흥미롭다.

◆구관이 명관, 경력직들의 컴백(두산, KIA, kt)

▲ 두산 베어스 투수 브랜든 와델. ⓒ곽혜미 기자

두산은 지난해 중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브랜든 와델(29)과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다. 와델은 지난해 11경기 5승3패 65이닝 평균자책점 3.60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후 다시 한 번 대체 외국인 투수로 팀에 합류해 한국 야구와 인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시작은 완벽하다. 4경기에 등판해 2승1패 26이닝 평균자책점 1.04로 맹활약 중이다. 특히 팀은 전반기 9연승 파죽지세로 시즌을 마감했는데, 이 기간 2승을 챙기며 발판을 연승을 이어준 브랜든의 공이 컸다.

브랜든이 지금처럼 호투를 펼친다면, 두산은 부동의 1선발 라울 알칸타라(31)와 함께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축할 수 있다. 초반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브랜든이 많은 기대를 받는 이유다.

▲ KIA 타이거즈 투수 토마스 파노니. ⓒ KIA 타이거즈

KIA도 두산과 비슷한 점이 많다. 지난 시즌 중반 합류해 14경기 3승4패 82⅔이닝 평균자책점 2.72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던 토마스 파노니(29)를 재영입했다. 그가 준수한 활약에도 팀과 동행하지 못했던 이유는 원투펀치로서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팀은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깊어져 결단을 내려야 했다. 결국, 파노니를 데려와 선발진을 보강했다.

파노니는 지난 12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KIA에 합류하기 전에는 메이저리그(밀워키 브루어스 소속)에서 경기를 뛰고 왔을 정도로 몸 상태나 구위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반기 여전한 활약을 보여줄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 kt 위즈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kt는 2021시즌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윌리엄 쿠에바스(33)와 재결합했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KBO리그에서 두 경기를 뛴 뒤 팔꿈치 부상으로 팀을 떠나야 했다.

팀은 시즌 초반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들에 아쉬움을 나타냈고, 확실한 외국인 선발 투수에 대한 갈증이 컸다. 결국, 변화를 선택한 kt는 건강한 쿠에바스를 데려왔다. 이미 기량이 증명된 만큼 팀에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이다.

쿠에바스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시작으로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까지 꾸준히 건강하게 투구했다. 팀에 합류한 뒤에는 5경기 2승 28⅓이닝 평균자책점 4.13.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3번을 기록하며 우승 투수로서 위엄을 되찾아가고 있다.

▲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 구단들도 있다. 시계방향으로 윌커슨(롯데)-산체스(KIA)-산체스(한화)-맥키니(키움). ⓒ롯데, KIA, 한화, 키움

◆웰컴 KBO, 새 얼굴들의 가세(롯데, KIA, 한화, 키움)

▲ 롯데 자이언츠 투수 애런 윌커슨의 밀워키 시절.

익숙한 선수들이 아닌 새로운 선수들과 동행을 선택한 구단들도 있다.

우선 롯데는 애런 윌커슨(34)을 영입했다. 윌커슨은 188㎝, 체중 104㎏의 우완 투수로 뛰어난 패스트볼 움직임과 변화구 제구력이 강점이다.

롯데는 에이스였던 댄 스트레일리(35)의 부진으로 고민에 빠졌다. 외국인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고, 4월말 리그 1위에 올랐던 팀 성적도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까지 추락하는 등 위기를 맞이했다.

현재 팀은 올 시즌 끝까지 함께 가야할 찰리 반즈(28)마저 제 활약을 하지 못해 머리가 아프다. 부진한 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윌커슨의 호투가 절실하다.

▲ KIA 타이거즈 투수 마리오 산체스. ⓒKIA 타이거즈

KIA는 영입 당시 대만 프로야구리그(CPBL)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위로 리그를 평정했던 마리오 산체스(29)를 영입했다. 산체스는 데뷔 첫 경기부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6⅓이닝 1실점 10탈삼진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독특한 투구폼과 견제 동작을 선보이며 많은 팬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산체스는 팀 선발진의 유일한 ‘우일점’이다. KIA는 양현종-파노니-이의리-윤영철 등 선발 투수가 모두 좌투수다. 선발진에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오른손 투수 산체스의 활약이 중요하다.

산체스는 데뷔전부터 이닝 소화력과 상대를 압도하는 구위를 선보였다. 또 경기 중 상대 벤치의 어필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선보이며 선발 투수로서 자격을 증명했다. KIA는 산체스-파노니의 새로운 외국인 원투펀치를 앞세워 포스트시즌에 도전한다.

▲ 한화 이글스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 ⓒ한화 이글스

만년 최하위라는 오명을 벗어던진 한화. 그 중심에는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26)가 있다. 산체스는 시즌 중반 대체 선수로 팀에 합류했다. 이후 팀의 승리 요정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산체스가 등판한 10번의 경기 중 팀은 8번을 이겼다. 1번이 무승부(6월16일 대전 키움전)인 것을 제외하면, 승률은 약 89%(8/9)다.

산체스는 타선의 도움도 받았지만, 스스로 승리의 발판을 만드는 경우가 더 많았다. 10경기 5승1패 51⅔이닝 평균자책점 2.61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팀은 산체스를 비롯해 여전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펠릭스 페냐(33)로 확실한 원투펀치를 구성해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KBO리그에 연착륙한 산체스가 여전한 기량을 보여준다면, 한화는 후반기 더 높은 곳에 오를 그림을 그려봐도 될 것 같다.

▲ 키움 히어로즈 투수 이안 맥키니. ⓒ곽혜미 기자

키움의 선택은 다소 의외였다. 5년간 동행했던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34)가 왼쪽 허벅지 내전근 부분파열 진단으로 6주간 자리를 비우게 되자 곧바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체자는 독립리그에서 투수 코치를 하던 이안 맥키니(29)였다.

맥키니는 현재 4경기를 뛰며 1승 3패 20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현재로서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SSG와 두산 등 상위권 팀을 상대로 퀄리티스타트 2번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 다섯 시즌 동안 키움 선발진의 중심을 맡아줬던 요키시의 색채를 지우기가 쉽지 않겠지만, 맥키니가 그 일을 해내야만 팀은 더 반등할 수 있다.

후반기가 시작될 21일. 경력직 또는 새 얼굴들이 팀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결과적으로 역대급 순위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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