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K-11 복합소총 악몽…납품업체, 방사청 상대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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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납품 과정에서 잇따라 결함이 발생해 지연된 끝에 지난 2020년 중단된 'K-11' 복합형 소총 사업 비용을 두고 방위사업청과 납품을 담당한 업체들 간 수백억원 규모 소송전이 열린다.
방산업체들은 설계 단계부터 결함이 있던 K-11 복합소총 사업 과정에 소요된 비용 등 손해를 방사청이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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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 '채무부존재소송' 1심 승소…이달 정부 상대 수백억대 손배소 예정
(서울=뉴스1) 박주평 황두현 기자 = 군 납품 과정에서 잇따라 결함이 발생해 지연된 끝에 지난 2020년 중단된 'K-11' 복합형 소총 사업 비용을 두고 방위사업청과 납품을 담당한 업체들 간 수백억원 규모 소송전이 열린다. 방산업체들은 설계 단계부터 결함이 있던 K-11 복합소총 사업 과정에 소요된 비용 등 손해를 방사청이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11 복합형 소총의 사격통제장치를 공급한 이오시스템은 최근 부산지방법원에 K-11 양산 주계약업체인 SNT모티브(064960)를 상대로 465억여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K-11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재료비, 인건비, 시험비용 등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설계 결함 등 원인을 제공한 방사청에 있지만, SNT모티브가 이오시스템의 사격통제장치 공급 계약 당사자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는 것이 이오시스템의 설명이다. K-11 사업비 총 계약금은 695억원이며, SNT모티브는 이오시스템과 504억원 상당의 사격통제장치 구매계약을 맺었다.
SNT모티브는 이오시스템의 청구금액까지 고려해 이달 중 정부(방사청)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이오시스템에 대한 SNT모티브의 손해배상은 해당 소송 결과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행된 K-11 관련 소송에서는 업체들이 승소해 유리한 국면에 있다.
K-11 복합소총은 소총탄(구경 5.56㎜)과 공중폭발탄(20㎜)을 동시에 사용해 숨어 있는 적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해 SNT모티브와 양산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1차로 납품한 914정의 사격통제장치에서 균열이 발생해 기술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납품이 지연됐고 사업이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방사청이 사업을 제때 완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SNT모티브에 부과한 30억원의 지체상금 관련 소송에서는 SNT모티브가 최종 승소했다. 2019년 11월 대법원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설계상 결함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납품이 지연됐다"고 판단했다. 감사원도 2019년 9월 ADD의 연구개발과 방사청의 사업관리가 부적정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방사청은 2020년 7월31일 SNT모티브와 구매계약을 해지하고 △기지급된 착·중도금의 반환(250억원) △계약불이행에 따른 보증금(1039억원) △납품된 K-11 914정 물품대금 반환(250억원) 등 1500억여원을 부과했다.
업체가 K-11 복합소총을 상세설계하도록 국과연과 계약을 맺었고 재질을 임의변경하는 등 귀책사유를 확인했다는 주장이다. 또 해당 사업과 별도 계약에 따른 물품대금 53억여원을 업체에 지급하지 않고 상계처리했다.
이에 SNT모티브는 같은 해 8월 해당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면서 방사청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오시스템도 원고 측으로 보조참가했다.
소송은 2년여간 진행됐고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업체 측의 채무 1500억여원이 존재하지 않고, 국가는 상계처리한 별도 계약에 따른 물품대금 53억원을 업체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사격통제장치 하우징 균열은 설계상 결함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업체가 상세설계를 담당했더라도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이 진행된 이상 책임을 업체에 물을 수 없다. 업체의 책임 있는 사유로 균열이나 악작용(탄약의 폭발, 불발)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한 방사청의 계약 해제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방사청은 1심 판결에 항소했고, 항소심 선고기일은 다음 달 24일로 예정돼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업체들의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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