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로 물러난 사촌 복귀… 'ESG C등급' 씨젠, 개선 의지 있나
씨젠의 홈페이지 메뉴 속 ESG 경영선언에 기록된 문구다.
최근 진행한 온라인 주주간담회에서도 ESG 경영 강화 의지를 재차 강조한 만큼 향후 씨젠의 ESG 경영 실천 노력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씨젠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이 올해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받을 ESG 종합등급에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지난해 10월 씨젠의 ESG등급을 종합 C등급으로 매겼다. 2021년 D등급에서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환경과 사회부문 등급을 각각 B, B+등급으로 평가했지만 지배구조부문은 최하위 D등급을 부여했다.
최준성 씨젠 경영지원 총괄 부사장은 지난 14일 진행된 온라인 주주간담회에서 ESG 경영 등급 향상을 위한 실천방안 몇 가지를 제시했다.
최 부사장은 "현재 씨젠의 ESG 등급은 바람직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지난해 말 이사회 아래 ESG분과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수출제품 포장용기를 친환경상자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을 고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오는 10월 한국ESG기준원의 등급 상향 조정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장 취약한 지배구조부문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ESG등급 향상은 ESG 경영 실천의 의미도 있지만 씨젠이 약속한 코스피(유가증권 시장) 이전상장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씨젠은 2021년부터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했는데 2022년 상반기 NH투자증권 컨설팅 결과 ESG등급이 이전상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ESG등급을 개선한 이후 코스피 이전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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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씨젠이 최근 보여준 인력 관리 행보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랩지노믹스는 지난 8일 씨젠에서 10년 이상 일한 조정희 전 씨젠 이탈리아 법인 대표를 랩지노믹스 미국 법인 대표 겸 글로벌사업본부 상무로 영입했다. 씨젠의 이탈리아 법인은 씨젠의 해외법인 중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곳이다. 씨젠의 이탈리아 법인은 지난해 매출 1568억원을 올렸는데 이는 해외법인 전체 매출의 40.6% 수준이다.
천 대표가 온라인 주주간담회에서 분자진단 분야 인재 육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씨젠으로서는 유능한 임원을 하루아침에 경쟁사에 뺏긴 꼴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인물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천 대표와 사촌관계로 알려진 최진수 경영부문 총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이다. 천 대표는 당시 주총에서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도 최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이유로 분자진단 분야 인재 영입의 어려움과 최 사장의 능력을 들었다.
최 사장은 2021년 2월 씨젠 분식회계 이슈로 사임한 인물이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2011년부터 2019년 6월까지 8년 6개월 간 씨젠 회계를 조사한 결과 ▲매출액 과대계상 ▲개발비(무형자산) 과대계상 ▲전환사채 유동성 미분류 등과 같은 분식행위를 확인했다. 2021년 2월 ▲과징금 ▲감사인 지정 3년 ▲담당임원 해임권고·직무정지 6월 ▲내부통제 개선 권고 ▲각서 제출 권고 등 4개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최 사장은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사했는데 당시 퇴직금 7억89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그러다 퇴임 6개월만인 2021년 8월 경영부문 총괄 사장으로 슬쩍 복귀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식회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임원을 재등용해야 할 정도로 인재를 육성하지 못했다는 게 아닌가"라며 "최 사장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어떤 능력이 있는지를 보여주고 주주들에게 동의를 구해야 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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