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해외 부동산 리스크 현실화에 떠는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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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는 시이오(CEO) 개별 면담을 하겠다. 그래야 움직인다."
소집된 증권사들은 대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부동산 투자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곳들이다.
이들이 가져온 해외 부동산 투자 건은 재매각(셀다운) 형태로 보험사·연기금·공제회 등 기관이 받아갔다.
증권사와 생명보험·손해보험 업계의 건전성 모니터링 요인의 하나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뿐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 사업성 저하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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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는 시이오(CEO) 개별 면담을 하겠다. 그래야 움직인다.”
금융감독원은 20일 10개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책임자(CRO)와 투자은행(IB)업무 담당 임원을 불러모았다. 소집된 증권사들은 대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부동산 투자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곳들이다.
이 자리에서 황선오 부원장보는 “해외 대체투자는 건별 금액이 크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투자된 경우가 많은 탓에 건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손실 징후가 발생하면 재무제표에 적시 반영되도록 상시적으로 자체 점검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홍콩 오피스빌딩 투자 부실을 계기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은 불안한 투자가 많다는 말이 나온다.
이날 금투업계 말을 들어보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은 2010년대 장기 저금리 시기의 막바지이던 2019년 전후에 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적극 나섰다. 투자 인수금액이 3천억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물건도 여럿이었다. 이들이 가져온 해외 부동산 투자 건은 재매각(셀다운) 형태로 보험사·연기금·공제회 등 기관이 받아갔다.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은 물론 시세 차익 등도 기대해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2015년 말 11조2779억원이던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설정 잔액)는 지난해 말 현재 71조8872억원에 이른다.
새 먹거리로 통하던 대체투자 물건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지나며 조성된 고금리 환경에선 ‘고수익’ 대신 ‘리스크’가 더 부각되기 시작했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자산 가치가 떨어진 오피스 건물이 속출했다. 한 예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영국 런던 소재의 오피스 빌딩 매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실을 보도한 <블룸버그>는 “매각 추정 가치는 운용사가 지불했던 금액(2700억원대)의 3분의 2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공모펀드에 편입했던 독일 트리아논 빌딩(인수금액 3700억원대)은 주요 임차인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임의 매각해야 할 상황이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 자산과 달리 대체투자 물건 중엔 금리 상승 이후 가치 재평가가 안 된 것들이 많다.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 곪아 있는 투자 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체투자에 뛰어들었던 보험사들도 손실을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올해 들어서만 지난 3월 말까지 삼성생명이 약 231억원, 에이비엘(ABL)생명은 약 127억원 등의 평가 손실을 봤다. 시장 상황이 이미 지난해부터 악화했음을 고려하면 손실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 부실이 신용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통화긴축 기조가 길어지면서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가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와 생명보험·손해보험 업계의 건전성 모니터링 요인의 하나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뿐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 사업성 저하를 꼽았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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