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배당 ETF, 1000만원당 수수료 1000원이라더니…투자자 부담액 최고 15배

문수빈 기자 2023. 7.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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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성장 상장지수펀드(ETF)인 SCHD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이를 벤치마킹해 한국판 SCHD를 내놨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탓에 상품의 차별화를 꾀하기 힘들어 자산운용사들은 '제 살 깎아 먹기' 수준의 수수료 경쟁을 하고 있다.

두 ETF는 모두 다우존스 US 디비던드 100지수를 추종하는 월배당 ETF다.

앞 두 ETF와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신한자산운용 SOL미국배당다우존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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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한투신탁·신한운용, 경쟁적 월배당 ETF 출시
기타 비용 쏙 뺀 수수료 홍보에 투자자 혼란 가능성
ETF 투자시 총보수는 물론 기타 비용까지 살펴야

배당성장 상장지수펀드(ETF)인 SCHD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이를 벤치마킹해 한국판 SCHD를 내놨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탓에 상품의 차별화를 꾀하기 힘들어 자산운용사들은 ‘제 살 깎아 먹기’ 수준의 수수료 경쟁을 하고 있다. 복수의 운용사들은 총보수가 1bp(1bp=0.01%p)라고 홍보했지만,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총비용(TER)은 운용사가 제시한 숫자보다 많게는 15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뉴스1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이 ACE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연보수를 기존 연 6bp에서 1bp로 낮춘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달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의 보수를 기존 3bp에서 1bp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두 ETF는 모두 다우존스 US 디비던드 100지수를 추종하는 월배당 ETF다. 해당 지수와 괴리율이 일정 수준 이상 벌어지면 ETF는 상장 폐지될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지수를 추종할 경우 수익률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운용사들이 수수료율을 낮추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순자산총액(AUM)이 100억원인 ETF라고 가정할 때, 총보수가 1bp라면 100만원이다. 인건비도 나오지 않을 수준의 최저 수수료율인 셈이다. 하지만 총보수가 투자자가 내야 하는 최종 비용은 아니다. 총보수에는 기타 비용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타 비용이란 운용사가 가져가는 돈이 아닌 ETF를 운용할 때 드는 돈으로, 지수 사용료와 해외 보관 보수, 한국예탁결제원 결제 보수, 채권 평가 보수, 회계감사비 등이다.

금융투자협회의 공시에 따르면 총보수에 기타 비용을 포함한 TER은 ACE 미국배당다우존스의 경우 15bp다. 홍보한 총보수인 1bp보다 15배 많은 것이다. 앞 두 ETF와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신한자산운용 SOL미국배당다우존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총보수는 3bp이나, TER은 17bp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는 4bp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ER이 비교적 낮은 이유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기타 비용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 수탁은행의 거래 처리 수수료인데 이는 건당으로 비용이 부과된다”며 “미래에셋의 경우 상장 초기 규모를 크게 가져가면서 규모의 경제로 수수료를 낮췄으나 초기 설정 자금이 소진되고 새롭게 매매가 일어나면 비용 압박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AUM도 눈여겨볼 요소 중 하나다. 기타 비용이 발생하면 AUM으로 안분 비례해 부담한다. 즉 동일한 기타 비용이라면 AUM이 클수록 개인이 부담하는 TER은 줄어드는 셈이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SOL미국배당다우존스, ACE 미국배당다우존스의 AUM은 차례로 2836억원, 2396억원, 1022억원이다.

한편 세 운용사의 수수료 싸움에 업계에선 한숨 소리가 더 커졌다. ETF 자체가 박리다매 구조라서 수익을 내는 운용사는 시장점유율 약 80%를 차지하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총보수를) 1bp로 한다는 건 다 같이 죽자는 수준”이라며 출혈 경쟁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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