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로 생각했는데 '손실' 눈덩이…보험사 해외대체투자 괜찮나?
"당장 부실 가능성 낮지만" 한신평, 하반기 리스크로 지목
"리스크 수준 아직 감내…시나리오별 모니터링 강화 필요"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국내 한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실패 사례가 알려지면서 보험업계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보험사들의 해외대체투자가 대폭 증가한 까닭이다. 금융업계에선 “보험사의 해외대체투자는 여러 보험사가 공동참여하는 방식이어서 규모면에서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시선과 반대로 “해외 대체투자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31%에 달해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있다”는 상반된 시각이 갈리고 있다. 하지만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자산이 높은 중소형사들도 있어 보험사 ‘자산 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금알’ 해외 부동산 손실에…25조 투자한 보험업계 ‘불안감’
20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8일 2800억원 규모 홍콩 오피스빌딩 펀드를 90%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 국내 대형 금융사가 ‘황금알’로 생각했던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실패한 사례가 나온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조성했던 홍콩 오피스빌딩 펀드에 국내 보험사 1~2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자, 보험업계 해외대체투자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에서 성장성이 제한된 보험사들은 2010년 중반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대체투자에 나섰는데, 글로벌 금융·경제 리스크가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7일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별 전망’ 자료를 통해 보험사 해외대체투자 리스크를 하반기 위험요소로 꼽았고,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보험업계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 수준을 평가한 뒤 각사에 모니터링을 주문했다.
특히 관계자들은 해외대체투자자산 중 ‘부동산 연체 발생 가능성’에 주목했다. 해외대체투자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가장 큰 데다 국내와 달리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서다. 여기에 부동산 자산의 특성상 유동성이 떨어지고, 현지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바로 얻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도 상존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투자의 주 대상인 호텔과 오피스의 공실률이 치솟았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한국신용평가의 집계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생명보험사 13곳과 손해보험사 8곳의 해외대체투자 자산(78조4000억원) 중 부동산 자산 비중은 31%(약 25조)로 SOC와 함께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국내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해외대체투자자산의 선순위 투자 비중도 각각 38%, 35%에 불과했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은 “보험사 전반적으로 위험 선호도가 보수적이라 당장 연체로 인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현재 금융 시스템은 작은 충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홍콩투자와 비슷한 사례가 또 나오거나 만기가 한 시점에 몰려 있으면 일부 투자건에서 손실이 발생, 이 부분이 전체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산 규모 작은 중소형사에 더 취약”
자산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에게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 부동산은 여러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를 통해 함께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투자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여러 보험사들이 위험을 나눠 지기 위해서다.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위험을 분산하니 대형사에겐 큰 부담이 아니다. 그러나 자산 리스크에 취약한 중소형사에겐 큰 손해로 인식될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사들이 해외대체투자 영역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만큼, 심사능력과 시스템이 아직 취약한 중소형사들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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