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세계 최강' 美 전략핵잠에 오른 이유는?
핵무기 탑재여부 NCND, 北초토화 가능 SLBM 20발 실은듯
이례적 잠수함 면면 공개, 북한의 잇단 도발 대응 메시지
연말 NCG 실무급 회의서 대북 핵억제 가시적 성과 높여야
20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오하이오급(1만8천750t급) SSBN 14척을 운용하고 있으며 켄터키함은 오하이오급 가운데 12번째로 건조됐다. 오하이오급은 폭발력 100kt(1kt=TNT 1천t의 폭발력) 위력의 탄두 8∼12발이 들어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트라이던트-2 D5)을 탑재한다.
켄터키함은 사거리 1만3000㎞에 달하는 SLBM을 24발까지 탑재할 수 있으나 미러 간의 핵무기 통제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따라 통상 20여기만 싣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켄터키함이 현재 SLBM을 싣고 있느냐는 질문에 "핵무기의 탑재 여부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게 미 정부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부산에 기항 중인 미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을 직접 찾아 내부를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서 승함 전 격려사를 통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 중 하나인 미국의 SSBN 켄터키함을 방문하게 돼 뜻깊고 든든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우방국 대통령으로서는 제가 처음으로 SSBN을 방문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 인사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SSBN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거리 폭격기(B-52H·B-2A)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불린다. 이 중에서도 SSBN은 적의 턱밑까지 다가가도 상대가 알아챌 수 없다는 '은밀성'이 핵심이어서 동선 자체가 기밀이다.
SSBN이 핵 무장을 하지 않고 작전에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핵무기가 실렸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전날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선제적으로 켄터키함의 한국 입항을 공표했고, 잠수함 면면이 공개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12일 고체연료 추진 ICBM '화성-18형' 발사에 이어 이날 새벽에도 기습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하는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 따른 미 핵전력의 대응 메시지로도 풀이됐다.
특히 이날 부산작전기지에는 사흘 전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에 참여했던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구축함 '존 핀'(DDG-113)이 정박해 있었던 만큼, 추가적인 연합훈련이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NCG는 한국과 미국이 핵무기 관련 공동기획과 공동실행을 추진하는 제도적, 조직적 메커니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 역할과 위상을 짚어볼 수 있는데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의 전략핵잠에 직접 승함함으로써 ‘공동’이라는 의미를 명확히 현시하는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NCG 출범회의에 맞춰 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이 한국에 입항한 데 이어, 한국의 대통령이 직접 이 전략핵잠에 승함한 것은 한국형 확장억제 포뮬러가 이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전략적 메시지"라며 "국제정치사에 기록될 새로운 확장억제 성격을 담은 유의미한 상징적 조치"라고 짚었다.
미측은 커트 캠벨 미 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을 단장으로 한국에 보내 출범회의에 참가토록 하고 이에 맞추어 전략핵잠을 보냄으로써 더 두터워지고 더 커진 핵우산에 대한 가시성과 신뢰성을 높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전략핵잠을 직접 찾음으로써 그 전략적 의미을 제고시키고 확장억제 실효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징적 조치의 전략적, 작전적 의미 배가를 위해 올해 말 예정된 NCG 실무급 회의에서는 포뮬러 집행 방안과 가시화된 조치가 마련될 것"이라며 "북한은 대북 핵억제에 대한 차별화된 효과 창출을 상쇄시키려는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밀한 대비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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