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세계 최강' 美 전략핵잠에 오른 이유는?

이종윤 2023. 7.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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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작전기지 입항한 美핵전력 '최강병기' SSBN 켄터키함
핵무기 탑재여부 NCND, 北초토화 가능 SLBM 20발 실은듯
이례적 잠수함 면면 공개, 북한의 잇단 도발 대응 메시지
연말 NCG 실무급 회의서 대북 핵억제 가시적 성과 높여야
[파이낸셜뉴스]
부산 기항한 美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 켄터키함은 길이 170m, 폭 12m에 달한다. 19일 오전 부산작전기지에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이 입항해 있다. 탑재한 SLBM 20여발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1천 배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날 한미 간 새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입항에 반발하며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 19일 오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미국 핵전력의 '최종병기'로 불리는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이 위용을 드러냈다.

20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오하이오급(1만8천750t급) SSBN 14척을 운용하고 있으며 켄터키함은 오하이오급 가운데 12번째로 건조됐다. 오하이오급은 폭발력 100kt(1kt=TNT 1천t의 폭발력) 위력의 탄두 8∼12발이 들어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트라이던트-2 D5)을 탑재한다.

■켄터키함, 핵무기의 탑재 여부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게 미 정부의 정책

켄터키함은 사거리 1만3000㎞에 달하는 SLBM을 24발까지 탑재할 수 있으나 미러 간의 핵무기 통제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따라 통상 20여기만 싣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켄터키함이 현재 SLBM을 싣고 있느냐는 질문에 "핵무기의 탑재 여부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게 미 정부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부산에 기항 중인 미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을 직접 찾아 내부를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서 승함 전 격려사를 통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 중 하나인 미국의 SSBN 켄터키함을 방문하게 돼 뜻깊고 든든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우방국 대통령으로서는 제가 처음으로 SSBN을 방문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 인사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SSBN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거리 폭격기(B-52H·B-2A)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불린다. 이 중에서도 SSBN은 적의 턱밑까지 다가가도 상대가 알아챌 수 없다는 '은밀성'이 핵심이어서 동선 자체가 기밀이다.

■이례적 잠수함 면면 공개, 북한의 잇단 도발 대응 메시지

SSBN이 핵 무장을 하지 않고 작전에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핵무기가 실렸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전날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선제적으로 켄터키함의 한국 입항을 공표했고, 잠수함 면면이 공개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12일 고체연료 추진 ICBM '화성-18형' 발사에 이어 이날 새벽에도 기습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하는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 따른 미 핵전력의 대응 메시지로도 풀이됐다.

특히 이날 부산작전기지에는 사흘 전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에 참여했던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구축함 '존 핀'(DDG-113)이 정박해 있었던 만큼, 추가적인 연합훈련이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한국형 확장억제 실효성 높여, 올해말 예정된 NCG 실무급 회의서 대북 핵억제 가시적 성과 높여야

이에 대해 전문가는 NCG는 한국과 미국이 핵무기 관련 공동기획과 공동실행을 추진하는 제도적, 조직적 메커니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 역할과 위상을 짚어볼 수 있는데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의 전략핵잠에 직접 승함함으로써 ‘공동’이라는 의미를 명확히 현시하는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NCG 출범회의에 맞춰 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이 한국에 입항한 데 이어, 한국의 대통령이 직접 이 전략핵잠에 승함한 것은 한국형 확장억제 포뮬러가 이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전략적 메시지"라며 "국제정치사에 기록될 새로운 확장억제 성격을 담은 유의미한 상징적 조치"라고 짚었다.

미측은 커트 캠벨 미 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을 단장으로 한국에 보내 출범회의에 참가토록 하고 이에 맞추어 전략핵잠을 보냄으로써 더 두터워지고 더 커진 핵우산에 대한 가시성과 신뢰성을 높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전략핵잠을 직접 찾음으로써 그 전략적 의미을 제고시키고 확장억제 실효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징적 조치의 전략적, 작전적 의미 배가를 위해 올해 말 예정된 NCG 실무급 회의에서는 포뮬러 집행 방안과 가시화된 조치가 마련될 것"이라며 "북한은 대북 핵억제에 대한 차별화된 효과 창출을 상쇄시키려는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밀한 대비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오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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