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푸틴 내년 대선 80% 득표율 만들라” 공직자에 지시

“11월 모스크바 포럼서 출마 선언 가능성”
헌법상 2036년까지 두 차례 연임 가능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3월 대통령선거에서 자신이 80% 이상 득표로 압승할 수 있게 하라고 공직자들에게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더타임스는 19일 (현지 시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골수 지지자나 행정·기업 동원, 전자 투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80% 득표율) 결과가 보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오는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릴 포럼에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타임스는 “러시아 당국이 강압적인 수단으로 민간·국영 기업 직원들에게 투표를 강요하게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직원들은 만약 푸틴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가 발각되면 해고될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변이 없으면 푸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독립 선거 감시 기관인 ‘골로스’는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실시된 지방 선거에서 득표 부풀리기와 협박, 투표 매수와 기타 부정 선거 행태가 나타났다고 전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8년 6년 임기의 4기 집권에 성공해 재임 중이다. 당시 최종 투표율은 67.54%로, 이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76.6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러시아는 2020년 7월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 집권이 가능하도록 하는 개헌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헌법상으로는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할 수 있다.

내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의 명목상 경쟁자는 러시아연방 공산당의 겐다니 주가노프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