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7% 커지는 화학적 시장에서 K-순환경제 기회를 찾다
[편집자주] 신의 선물에서 인류 최악의 발명품으로 전락한 플라스틱. 우리나라의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21년 기준 492만톤으로 추정된다. 매일 1만톤 이상 나오는 폐플라스틱은 재활용률은 50% 수준에 그친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같은 폐플라스틱의 환경위협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탈(脫) 플라스틱과 순환경제 조성'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생산에서 소비, 폐기,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 분야 순환경제 조성을 위한 노력을 점검하고 2027년 83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선점을 넘어 대한민국 수출 체력 강화에 이르는 길을 찾아본다.
"2025년 적용되는 유럽의 플라스틱 재활용 목표는 현재 기계적 재활용 설비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다"
지난달 유럽에서 만난 재활용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폐플라스틱을 다시 쓰는 방법은 기계적(Mechanical) 혹은 화학적(Chemical) 공정을 거쳐 새 제품을 만드는 것인데 현재 주류 기술인 기계적 재활용만으로는 주요 규제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석유화학이 주력 산업인 우리나라가 순환경제로 전환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선 이 화학적 재활용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아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플라스틱은 단량체(모노머) 상태인 원료 물질에 열과 압력, 촉매 등 작용을 더해 만든 중합체(폴리머)다. 해중합, 원료화, 정제 등 기술간 차이는 있지만 화학적 재활용은 통상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단량체 상태로 되돌리는 일종의 '역재생'을 거쳐 만든 원료로 새 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중합체 상태인 플라스틱을 잘게 부수고 녹여 성질변화 없이 상태만 바꿔 쓰는 기계적(물리적) 재활용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20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화학적 재활용 시장규모는 생산량(수요) 기준 90만톤(t). 전체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의 비중은 6.6%에 불과하다. 하지만 10년 후인 2030년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410만톤으로 추산된다. 연간 17.1%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기계적 재활용 시장이 2.8%씩 커지는 것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다.
화학적 재활용 시장의 성장성이 높은 이유는 현재 주류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인 기계적 재활용만으론 유럽 등 순환경제 주요국 규제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제조 시 30%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하도록 규정했고 미국은 2025년까지 25%, 2030년까지 50% 이상의 재생원료 사용의무를 부과한다. 기계적 재활용 설비를 늘리고 효율을 극대화하더라도 이같은 규제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기계적 재활용은 재활용 횟수가 늘어나거나 착색염료·첨가제·이물질 등이 섞일수록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일례로 플라스틱 제품 중에서도 가장 물성(소재의 특성)이 좋은 투명 페트(PET)만 따로 모아 기계적 재활용 원료로 사용하고 원유기반 새 제품을 섞는 것은 재활용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원료인 '납사'(나프타) 상태까지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론적으로 기술에 따라 복수의 플라스틱 소재가 섞이거나 이물질이 있어도 재활용이 가능하고 원료(폐플라스틱)와 다른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수도 있다. 당장의 플라스틱 규제 충족뿐만 아니라 '새 자원 투입없이 폐자원에서 제품을 만드는' 완전한 의미의, '닫힌'(Closed) 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필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오세천 공주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계적 재활용으로는 플라스틱 제품이 요구하는 물성을 충족하기 어렵고 유럽 같은 주요국 규제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며 "완벽한 플라스틱 대체 소재를 찾기 전 까진 화학적 재활용 산업은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유와 석유화학 공정에서 투입한 화학적 재활용 재생원료를 최종 제품에서 얼마나 인정할지 기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세계적 규모의 정유·석유화학기업이 많은 만큼 화학적 재활용 분야에선 글로벌 기준 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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