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민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 노출… "수요자 감소할 것"
2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전세제도 변화에 따른 시장 영향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전세는 주택임차의 대가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는 계약이다. 해외 국가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으나 보증금 규모가 크고 주택 시장에서 널리 활용된다는 점이 국내 전세의 특징이다.
임대인은 전세 보증금을 이용해 금융기관 대출 이상으로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임차인은 전세를 통해 월세보다 주거비를 절약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자가에 사는 사람이 한 달에 주거비로 쓰는 비용이 14만9000원일 때 전세는 18만원, 월세는 48만7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차인은 신용도가 낮은 개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지급하면서 보증금 미상환 리스크에 노출된다. 전세 보증금의 특성 상 반환 담보나 사용 통제가 취약해 시장 하락기에 보증금 손실이 발생하곤 한다. 상업용부동산에서는 임대 목적물에 근저당 등을 설정하거나 보증금 계좌에 질권을 설정하는 반면 주택 임대차에서는 전입신고나 확정일자로 우선변제권만 부여한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반 개인인 주택 임대인은 신용도가 낮고 보증금 레버리지가 높아 미상환 리스크가 큰 편"이라며 "전세 제도는 가격 변동기 아파트 시장의 역전세나 연립주택 시장의 보증금 손실 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전세 가구는 총 325가구로 전체 주거 형태의 15%를 차지했으며 주택 거래에서는 40%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보증금은 900조원을 상회하며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규모에 육박했다.
전세 가구의 66%가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위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유형 중에서는 아파트가 50%, 단독주택이 27%였으며 연립주택과 기타 거처가 23%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아파트와 비(非) 아파트 모두 전세시장이 발달한 반면 지방은 아파트 위주의 전세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아파트 시장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과 동조화되며 주택 경기에 따라 급등락하므로 역전세가 발생할 수 있다.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은 가격 변동이 적어 역전세 부담이 작은 편이다. 연립 다세대 주택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작아 전세 보증금을 활용한 갭투자가 쉽고 전세 보증금이 주택가격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 하락기에 보증금 손실 건이 다수 발생했다. 지난 2월 경찰청 전세사기 주택유형 분포 조사 결과 ▲연립주택 66.2% ▲아파트 15.9% ▲오피스텔 15.5% ▲단독주택 2.3%였다.
전세 대출은 정책 지원과 전세거래 증가로 최근 급격히 성장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국민주택기금에서 대출하는 기금재원 대출과 넓은 수요층을 대상으로 은행이 자체 재원으로 취급하는 은행재원 대출로 구분된다. 은행재원 대출은 공공기관의 대출상환 보증서를 담보로 하며 정부는 은행재원 대출의 차주와 요건 대출 한도 대출보증 요건 등을 조정함으로써 전세대출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정부에서 정책 지원을 확대한데다 2017년 이후 전세거래도 늘면서 대출 시장도 급성장했으나 시장수요 감소와 규제 강화 등으로 올해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말 132조원이던 5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 4월 기준 124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전세 대출은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순기능을 지니지만 갭 투자 증가 등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가격 하락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전세사기로 인해 보증금을 잃는 일들이 자주 발생함에 따라 표역전세 대응, 전세사기 지원, 전세제도 개편 위주로 정책 대응을 추진 중이다. 향후 전세제도 개편 범위에 따라 전세 거래수요와 전세대출 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손 연구위원은 "이미 도입된 반환보증 가입요건 강화 등으로 연립주택 시장의 전세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아파트 시장은 비교적 수요가 견고할 것"이라며 "다만 임대인 보증금 수취 규모와 보증금 사용 통제, 전세대출 한도 규제 등을 도입할 경우에는 영향 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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