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값 급등, 가공식품 옮겨 붙을까? 관건은 "가을 계약"

지영호 기자, 유엄식 기자 2023. 7. 2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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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강타한 폭우를 동반한 장마가 주말부터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고돼 추가 농작물 피해가 예상된다.

쌀, 채소류 뿐 아니라 축산물까지 확산된 피해가 더 불어나면 가공식품의 가격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내린 폭우로 발생한 농작물 피해규모는 3만5000ha에 근접한다.

침수 피해가 대부분이지만 농경지가 유실되거나 매몰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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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강타한 폭우를 동반한 장마가 주말부터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고돼 추가 농작물 피해가 예상된다. 쌀, 채소류 뿐 아니라 축산물까지 확산된 피해가 더 불어나면 가공식품의 가격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식품기업은 사전구매 비축분과 산지 다양화로 리스크를 분산해 당장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폭우가 이어지면 가을 계약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2년전 이른 한파로 인해 양상추 가격이 폭등했을 때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양상추를 뺀 햄버거를 판매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내린 폭우로 발생한 농작물 피해규모는 3만5000ha에 근접한다. 침수 피해가 대부분이지만 농경지가 유실되거나 매몰된 경우도 있다. 낙과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신고됐다. 가축도 82만마리가 폐사됐다. 육계가 59만마리, 산란계가 9만마리 등 닭의 피해가 가장 컸고, 오리 4만5000마리, 돼지 4300마리, 소 400마리도 폐사했다.

가격은 채소류 위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도매가격 기준 상추는 100g당 1491원으로 전주대비 23.1% 올랐고, 열무는 1kg당 3393원으로 전주대비 17.4% 인상됐다. 시금치 가격은 4kg당 1개월 전 1만7400원에서 5만4800원으로 폭등했다. 이 외에도 애호박, 오이, 적상추, 얼갈이배추, 대파, 파프리카 등의 가격이 1주새 급등했다.

향후 수급문제가 발생할만큼 피해가 집중된 작물도 많다. 전북의 경우 논콩의 피해가 심각하다. 이번 비로 논콩 재배면적의 40%인 약 4700ha가 침수됐다. 논콩은 밭콩에 비해 수익성이 좋아 정부가 전략직불금 지원 등 재배를 장려하는 품종이다. 침수되면 뿌리가 썩고 생육이 나빠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콩을 원료로 한 된장이나 두부류 제품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경북의 경우 사과 피해가 극심하다. 이번 호우로 과수원이 유실되고 낙과 피해를 입었다. 올 초 우박에 이상저온으로 생육상태가 나빴는데 집중호우까지 겹치면서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 외에도 감자, 고추, 인삼, 참깨 등도 피해가 발생했다.

식품기업들은 원료가 되는 작물들의 수급상황을 파악 중인데 대부분 수매지역이 다양하고 1년 단위 계약으로 사용량을 비축하고 있어 당장 수급에 영향을 받는 제품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 가을부터 작황 결과에 따라 가격이 올라갈 수 있어 수급대책을 마련 중이다.

A식품기업 관계자는 "보유분이 넉넉해 호우 피해로 인한 가격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도 "가을 구매부터 작황 결과에 따라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과도한 농약 사용으로 '식품 부적합' 판정받은 농산물이 늘어나는 추세다. 식약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전국 각지에서 생산한 채소류 90여 건이 식품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품목은 상추, 깻잎, 고추, 얼갈이배추, 시금치, 부추, 치커리, 쑥갓, 취나물, 타임 등 20여 종에 달한다.

가공식품은 유해성분 검출시 즉각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가 이뤄지지만 소규모 농가에서 출하한 농산물은 회수 명령 대상이 아니어서 이런 농산물이 시중에 유통 판매될 가능성이 있다. 식약처는 섭취 전에 꼼꼼히 세척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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