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한겨레가 ‘괴담 스피커’라고?

김정수 2023. 7. 2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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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국민의힘과 공정언론국민연대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 공동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긴급 토론회' 발제자가 <한겨레> 를 '괴담의 스피커'라고 비판한 사실이 <연합뉴스> 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괴담 어떻게 확산되나?'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허엽 바른언론시민행동 이사는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에 민주당이 (괴담을) 제기했고, 궤를 같이하는 한겨레·경향신문이 그런 괴담을 확대재생산, 스피커 역할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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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현장에서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성일종 위원장(가운데)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긴급 토론회 \

지난 19일 국민의힘과 공정언론국민연대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 공동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긴급 토론회’ 발제자가 <한겨레>를 ‘괴담의 스피커’라고 비판한 사실이 <연합뉴스>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괴담 어떻게 확산되나?’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허엽 바른언론시민행동 이사는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에 민주당이 (괴담을) 제기했고, 궤를 같이하는 한겨레·경향신문이 그런 괴담을 확대재생산, 스피커 역할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무엇을 근거로 한겨레를 ‘괴담의 스피커’라고 지칭했는지 궁금해 토론회 발제문을 구해 봤다. 발제문에 그 이유까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 기사는 4건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이 직접 언급돼 있는 것은 7월12일치 1면에 실린 ‘IAEA, ‘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 성능검증 한번도 안했다’란 제목의 기사다.

허 이사는 “(기사 게재) 일주일 전에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알프스 성능 검증은 빠져 있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에스비에스>(SBS) ‘팩트체크 사실은’ 팀은 7월6일 방송에서 일곱차례 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알프스로 거른 방류 직전 단계의 오염수를 검증한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며 이 의원의 발언을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정(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주장은 이소영 의원의 발언과 한겨레 보도가 같은 내용이라는 대목부터 사실과 다르다. 이 의원 발언이 지난 4일 최종 발표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오염수 방류계획 안전성 검토 결과에 대한 것인 반면, 한겨레 보도는 원자력기구가 2020년 발표한 일본 알프스 소위원회 보고서 검토 결과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자력기구가 알프스 성능 검증을 제대로 안 했다는 지적에 “알프스에 대한 검증은 이미 끝난 상태”라며 “2020년도에 검토를 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설명해왔다. 한겨레는 정부가 언급한 이 보고서를 찾아, 알프스 성능 검증 보고서가 아님을 확인했다. 또 원자력기구가 2013년 3월 이후 다섯차례 수행한 또 다른 검토에서도 알프스 성능 검증은 검토 범위가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해 보도했다.

에스비에스가 “원자력기구가 알프스 검증을 전혀 안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단 한차례의 오염수 시료 분석 결과다. 그러나 이 결과를 담은 보고서 어디에도 ‘알프스 성능 검증’이란 말이 없다. 분석 목적이 도쿄전력 분석값의 신뢰성 확인이었지 알프스 검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원자력기구가 알프스 성능 검증을 안 했다는 기사를 비롯한 한겨레 기사는 특정 정당의 발표를 옮긴 게 아니다. 이런 기사가 ‘괴담’이라면 차라리 한겨레를 ‘괴담의 생산자’로 불러야 할 것이다. 아무런 판단 없이 입력되는 신호를 증폭시키기만 하는 ‘스피커’라고 하는 것은 언론사와 언론인에 대한 더 큰 모욕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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