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없으면 불안”…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위험수위’
연령대 매년 낮아져… 여가부 “다각적 대책 노력”
#1. 용인에 거주하고 있는 성모씨(40대·여)는 요즘 시도 때도 없이 근심에 잠긴다. 한창 공부에 전념해야 할 두 초등생 딸이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는 탓이다. 나름 엄하게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스마트폰 문제만큼은 마음처럼 되지 않아 그저 속상할 따름이다. 뒤늦게 스마트폰을 강제로 압수하는 방법도 시도해봤지만, 이미 두 딸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극에 달한 상태여서 도리어 갈등만 부추긴 꼴이 됐다. 성씨의 한숨이 날로 늘어가는 이유다.
#2. 화성에 살고 있는 문모씨(20대·여) 역시 올해 들어 유독 걱정이 많아졌다. 고3 막내 동생이 수능을 불과 3개월여 앞둔 상태에서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가끔 온라인 강의 등을 시청하기도 하나 그것도 잠시, 금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즐기는 데 여념 없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그저 눈엣가시처럼 여겨지지만, 혹여나 동생을 자극할까 먼발치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기만 한 문씨다.
최근 코로나19와 기술 발전 등의 영향으로 경기도내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추세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해마다 스마트폰 과의존 증상을 겪는 연령대마저 낮아지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거주하는 2만4천638명 가운데 청소년(만 10~19세)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0.1%로, ▲유아(26.7%) ▲성인(22.8%) ▲60대(15.3%)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는 지난해(37%)와 2020년(35.8%) 대비 각각 3.1%, 4.3% 늘어난 수치로, 청소년 스마트폰 의존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경기지역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올해 도내 학령전환기(초4·중1·고1) 학생 37만1천590명 중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4천498명(1.2%)으로, 지난해(1.1%)보다 0.1%, 2021년(1.0%)보다 0.2%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저연령화 추세도 두드러진다. 고1의 경우엔 올해 들어 하락세를 탄 반면 중1은 2021년 1.21%에서 2022년 1.4%, 2023년 1.53%로 상승했다. 초4 역시 2021년 0.83%→2022년 0.84%→2023년 0.99%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에 여성가족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2013년부터 학령전환기 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를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의존 증상이 심한 이들을 상대로 2014년부터 상담지원 및 치유캠프, 2015년부터 부모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턴 전국 초등학교 1학년 청소년 24만여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 조사를 실시, 각종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최근까지 5차에 걸쳐 3개년 ‘스마트폰 인터넷 과의존 예방 및 해소 기본계획’을 세워 맞춤형 과의존 예방 교육 강화, 위험군 상담·치유 체계 고도화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도 스마트폰 과의존 증상을 겪는 청소년이 도리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에 따른 교육방식 변화와 기술 발전 등 영향으로 청소년 스마트폰 보급이 가속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를 좌시할 경우 비교적 어린 나이에 정신·신체적 문제는 물론, 마약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서둘러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이근매 평택대 상담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대책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건 분명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며 “대책을 마구 늘리는 것보단 점점 단절되고 있는 가족·친구관계를 회복시켜주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제언했다.
이를 두고 여가부 관계자는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건 사실”이라며 “그래서 관계부처와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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