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기업 탓하지 마라…물가 안정은 중앙은행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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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의 '마진(Margin)'을 '인플레이션(Inflation)' 원인으로 결부짓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라고 지적했다.
물가 안정은 중앙은행 몫이며,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는 프레임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가격 통제 정책과 관련해 '그리드플레이션'으로 기업에 물가 상승의 책임을 덮어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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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공급난, 러·우 전쟁에 원자재 값 상승…임금도 올랐다
"기업의 비용 가격 전가 불가피, '탐욕' 해석은 성급한 일반화"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 의지 보여주며 긴축 정책 유지해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의 ‘마진(Margin)’을 ‘인플레이션(Inflation)’ 원인으로 결부짓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라고 지적했다. 물가 안정은 중앙은행 몫이며,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는 프레임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임금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기업은 어느 정도 가격 전가를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모든 비용이 상승했음에도 이를 올리지 않고 기업들이 감수해야 한다면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도 “노동시장에서 임금이 올라간 것은 사실인데, 기업이 임금이 올라간 것을 가격에 전가한 게 무조건 ‘탐욕(Greed)’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의문”이라며 “비용이 올랐을 때 물가에 반영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가격 통제 정책과 관련해 ‘그리드플레이션’으로 기업에 물가 상승의 책임을 덮어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주요 라면업체 4곳은 라면 가격을 5% 안팎 인하했다. 지난달 전 세계 밀 가격 하락세를 근거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분업계를 불러모아 밀가루 가격 인하를 압박한 결과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압력을 줄이기 위해 개별 품목 가격에 대해 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결국 시장을 왜곡하게 되고 이후 추가 상승압력을 낳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도 “기업이 생산 원가를 가격에 반영하는 것도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거꾸로 정부가 가격을 통제한다고 해도 인플레이션이 잡히진 않는다”며 “제한적인 급여 인상과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가 안정은 중앙은행의 몫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물가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면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 의지를 보여주면서 긴축적인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임금 인상이 기업의 사내 유보금 등 잉여자금에서 커버되면서 유럽, 미국에 비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재계 역시 그리드플레이션 논란을 불편해 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전체적인 흐름으로 봐야지 기업에만 물가 상승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정부가 강제적으로 가격을 낮추기보다 시장 원리에 맞게 작동하게 하고 정부는 생산성을 높여 기업 투자가 늘어날 수 있게끔 규제를 해소하거나 고율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식의 정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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