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지부부 "결혼 생활 비결은 '예쁘게 말하기'"[일문일답]

강운지 인턴 2023. 7.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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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지·채종태·채움 가족 이야기
"결혼·출산 추천…내 이타성 확인"
"10·20대 구독자 多…고3도 있어"
"움이는 '유니콘' 종태는 '조랑말'"
"시댁에겐 '애교 많은 얼룩말'처럼"
"한국, 여전히 육아 힘든 환경"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종지부부'를 운영하는 채종태, 장은지 부부와 딸 채움 (사진=종지부부 제공) 2023.07.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운지 리포터 = "결혼과 출산, 적극 추천이에요. 아이를 낳고 '내가 이렇게 이타적일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유튜브 채널 '종지부부'의 운영자 장은지가 지난 14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사회복지사인 장은지와 채종태 부부는 신혼 시절부터 임신·출산을 거쳐 현재까지 유튜브에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딸 채움은 '움이'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애정을 독차지한다.

장은지는 얌전하고 순한 성격의 채움을 '유니콘'으로, 가정적인 남편 채종태를 '조랑말'로 표현했다.

종지부부 채널은 특히 장은지의 거침없는 입담 덕분에 쇼츠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달에 한 번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데, 평균적으로 시청자 2500명가량이 들어오는 데다 '2주에 한번 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혼 및 출산을 홍보하는 효과도 톡톡하다. 영상마다 "정부는 저출산 정책에 헛돈 쓰지 말고 은지언니를 방송에 출연시켜라" "이게 출산 장려 영상이다" "종지부부 집 CCTV를 공개하라" 등의 댓글이 달리는 게 증거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결을 묻자, 장은지는 "(부부끼리)서로 말 예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종태' '은지'라면서 이름을 부른다. 그러면 함부로 '너나 잘해' 등의 말로 이어질 수가 없다"면서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상대방한테 해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시어머니를 비롯해, 시집 식구들과도 매우 원만하게 지낸다고. 장은지는 "'시'자 들어가는 단어에 대해 편견이 많은 것 같다. 덜컥 겁부터 먹기보다는, 그들을 '사랑하는 남편의 가족'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동물의 왕국'에 나온 건데, 사자에게 제일 마지막에 잡아먹히는 얼룩말은 '가장 애교 많은 얼룩말'이더라. 스스로를 애교 많은 얼룩말이라고 생각하고 시댁을 대하면 좋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종지부부를 힘들게 하는 건 '집안 문제'가 아닌 외부 환경과 사회적 시선이다. 장은지는 "생각보다 모유 수유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정말 없고, 움이와 함께 비행기에 타기만 해도 달갑지 않는 시선을 받는 경우가 있다"면서 "(한국은) 여전히 아기를 낳고 키우기에 좋은 환경은 아닌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종지부부'를 운영하는 채종태, 장은지 부부와 딸 채움 (사진=종지부부 제공) 2023.07.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아래는 장은지와의 일문일답.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뭔가.

"우리 부부는 2020년 2월에 결혼했는데, 그때 코로나가 터지면서 양가 부모님도 잘 못 뵙고 완전히 '집콕'이었다. 그때 종태가 먼저 '심심한데 유튜브 찍어서 가족들한테나 공유해 보자'라고 제안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일상을 공유하게 됐다."

-처음에는 기록의 의미가 좀 더 컸던 것인가.

"맞다. 임신 때는 주차 별로 영상을 남겼는데, 그 기록이 많은 임산부에게 긍정의 힘을 준 것 같더라. 그렇게 채널 규모가 커지고 건강한 구독층이 형성됐다. 구독자들의 분위기가 굉장히 가족 같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해 준다."

-시청자층은 주부가 대부분인가.

"아니다. 10·20대도 정말 많다. 쇼츠가 확대되면서 구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특히 중·고등학생이 많이 유입됐다."

-학생들이 댓글을 달기도 하나.

"물론이다. '저 16살인데' '고1인데' '고3인데'라면서 '언니라고 해도 돼요?'라고 묻는다. 그럼 나는 '고3은 나가라'라고 하고, '아줌마 재밌냐'고 말하면서 소통한다."

-정체성은 '육아 및 가족 크리에이터'라고 보면 되나.

"육아와 가족을 주제로 삼지만, 사실 우리 채널의 장르는 코미디다. 정말 '우당탕탕 가족 이야기'인 거다. 가족에 대한 결핍이나 상처가 있는 사람들, 더 나아가서 가족을 만드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대리만족이 된다' '나도 저런 가족을 만들고 싶다'라는 얘기를 많이 해 주시더라."

-지난달에는 팬 미팅까지 했다. 어떤 사람들이 왔나.

"맞다. 일단 10명을 뽑는데 950명이 신청했다. 마지막으로 뽑힌 10명 중에는 고3 3명, 아기 엄마 2명, 임산부 1명, 직업군인 남성분 1명, 대학생 2명, 직장인 1명 정도였다. 그게 실제 우리 구독자 비율과 굉장히 비슷하다."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도 궁금하다.

"고3 친구들은 '내 가정을 꾸리고 행복한 미래를 살아가는 걸 기대하게 된다'고 했고, 임신한 분은 '언니를 보면서 마음 편하게 태교했다'고 하셨다. 사실 임신이라는 게 공포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를 낳으신 분들은 '언니 영상이 내겐 오은영 박사님의 영상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

-움이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유니콘'이다. 주변 어른들도 정말 복 받았다고, 이렇게 순한 아기가 없다고 하신다. 한 70일 때부터 잠도 12시간씩 자기 방에서 혼자 잤다. 밥도 잘 먹고 우는 일도 거의 없었다. 진짜 거저 키웠다. 아직은 정말 유니콘 그 자체다."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종지부부'의 채종태와 딸 채움의 일상 사진 (사진=종지부부 제공) 2023.07.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회복지사로 복직한 지 한 달 정도 됐다고 들었다.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게 힘들지는 않나.

"일단 나는 '근수저'다. 많은 근육과 건강한 체력을 타고났다. 아버지는 30년 동안 군대에서 장교로 근무하셨고, 어머니는 중학교 때 핸드볼 선수였다. 그리고 내 MBTI는 I가 빵점이고 E가 백점이다. 그래서 오히려 일하면서 힘을 많이 받는다."

-현재는 종태님이 육아휴직 중이라고.

"맞다. 사회복지사는 부부 모두 육아휴직을 1년씩 받을 수 있는데, 보통은 남자들이 승진이나 주위 시선 때문에 눈치를 본다. 그런데 종태는 정말 눈치를 안 봤고, 또 너무나도 움이와 교감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마음 편하게 직장을 다니고 있다. 덕분에 경력 단절도 막을 수 있었다."

-종태님도 일종의 '유니콘'이라고 생각하나.

"움이와 같은 취급을 해주고 싶진 않지만…그렇다. 내겐 정말 고마운 존재다. 유니콘보다는 그냥 조랑말 정도로 하겠다. 귀여운 조랑말."

-부부가 함께 사회복지사인 점이 신기하다. 어떤 직업인지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사회복지사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직업이다. 든든하고 촘촘한 보호망이 되는 일이라고 보면 된다. 종태와 나는 그중에서도 '어르신 복지' 분야를 맡고 있다. 생애 주기의 끝자락에 계신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사업을 계획하고 후원받는 일을 하고 있다."

-직업적 특성이 크리에이터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나.

"정말 많이 줬다. 누군가를 도우며 기쁨을 얻는 걸 이미 직장을 통해 많이 경험했다. 그래서인지 유튜브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의 결핍도 채워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하게 되더라."

[서울=뉴시스]'종지부부'가 지난해 7월 올린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있을까..? 육아 유경험자 두 여자들의 숨막히는(?) 만담' 영상 (사진=종지부부 채널 영상 캡처) 2023.07.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과거 영상을 보니 시어머니와도 사이가 돈독해 보였다. 비결이 뭔가.

"일단 종태가 중간 역할을 지혜롭게 잘해주다 보니 나도 더 잘하고 싶어지는 게 있다. 그리고 아직은 '시'자 들어가는 단어에 대해 편견이 많은 것 같다. 덜컥 겁부터 먹기보다는, 그들을 '내가 사랑하는 남편의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너무 대결하는 마음으로 관계에 임하면 안 된다는 뜻인가.

"맞다. 그리고 예전에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게 있다. 사자에게 제일 마지막에 잡아먹히는 얼룩말은 '가장 애교 많은 얼룩말'이더라. 그걸 보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자신을 애교 많은 얼룩말이라고 생각하며 긍정 회로를 돌리면 좋지 않을까."

-아이가 생기고 나서, 심리적으로 어떤 변화가 왔는지 궁금하다.

"일단 엄마한테 정말 고맙고 애틋한 감정이 든다. 나를 낳고 정말 고생하셨겠구나. 그리고 스스로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누군가를 위해서 밤을 새우고, 지저분한 옷을 입고, 토사물이 묻어도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이타적일 수 있는 사람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종종 이런 예를 든다. 만약 여행을 갔을 때 '무료로 더 좋은 방으로 업그레이드 해드릴까요'라고 하면 무조건 승낙할 거다. 그런데 '아기를 더 순하고, 더 잘 자는 아기로 바꿔드릴까요'라는 제안에는 그 어떤 부모도 응하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내 아기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너무나 완벽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육아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자면 뭘까.

"신생아 때는 하루에 1~2시간밖에 못 자는 게 제일 힘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모유 수유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정말 없더라. 화장실이나 차에서 해야 한다. 외국은 식당에서도 자유롭게 모유 수유를 하는데, 여전히 한국에서는 쉽지 않다. 그리고 움이와 함께 비행기를 타면 주위 사람들이 '망했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움이가 전혀 울지 않는데도 그렇다. 좀 씁쓸할 때가 있다."

-사실 가정보다는 사회의 시선 때문에 힘든 것인가.

"맞다. 여전히 아기를 낳고 키우기에 좋은 환경은 아닌 것 같다. 그게 가장 어렵고, 나머지는 정말 괜찮다."

-항상 종태님을 타박하는 포지션이다. 이유는 뭔가.

"완전히 내 기준이긴 한데, 종태가 그렇게 능동적이지가 않다. 예를 들어 집에 빨래가 쌓이고 머리카락이 굴러다니면 응당 청소하게 되지 않나. 그런데 출근 전에 '종태야 빨래 돌려줘'라고만 얘기하면 청소기와 건조기는 안 돌아가 있다. 정확히 시킨 것만 하는 거다. 그리고 밤에 아기 우는 소리를 정말 못 듣는다. 무조건 내가 먼저 깬다. 그런 부분에서 약간 쌓이는 것들이 있다."

"내가 '차라리 독박육아가 나았다'라는 얘기를 유튜브에서 했었는데, 그때 달렸던 베스트 댓글이 '은지님에게 독박육아는 움이를 돌보는 것, 공동육아는 움이와 종태를 돌보는 것. 결론은 한 명이라도 덜 돌보는 게 이득'이었다. 매우 공감한다."

-결국 타박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건가.

"맞다. 매를 번다. 연애하면서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타박을 몰아서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뭔가.

"서로 말 예쁘게 하는 것. 우리는 항상 '종태' '은지' 이렇게 이름을 불러 준다. 그것만으로 서로를 존중해 주는 시작이 되는 것 같다. 함부로 '너나 잘해'라든지 그런 말로 이어질 수가 없는 거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상대방한테 해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종지부부'의 장은지와 딸 채움 (사진=종지부부 제공) 2023.07.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워낙 아이를 안 낳는 시대다. 개인의 경험에 비춘다면 출산을 추천하는 편인가.

"적극 추천이다. 정말 힘들지만 '이런 게 사랑이구나'를 아이를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 같다. '내가 이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구나' 그리고 '(아이가)이렇게까지 사랑스러울 수 있구나'"

-연애조차도 안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다들 연애도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상처받고 이해하는 과정이 나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게 제일 큰 학습 아닐까."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계획 중인 기혼자들한테 말해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다들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걱정한다. 그런데 '우리 엄마가 이런 걸 고민하며 날 키웠을까' 생각해 보면 엄마는 생각보다 날 대충 키운 것 같고, 그런데도 나는 굉장히 잘 자란 것 같지 않나.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우리 엄마도 했고, 우리 할머니도 했고, 할머니의 할머니도 했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움이를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나.

"이름이 '채움'이지 않나. 항상 사랑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또 타인에게 사랑을 채워 줄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공부를 강요할 생각은 없다. 다 엄마 아빠 지능을 닮는다더라. 대충 4년제 대학은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냥 행복해라."

-그렇다면 미래에 어떤 장인·장모가 되고 싶나.

"자주 보고, 같이 여행 다니고, 밥 먹고 싶은 장인·장모가 되고 싶다. 친부모로서도 똑같다. 움이가 하루 종일 고생한 뒤 '가족과 함께 저녁 먹으면서 얘기하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뭔가.

"'정부는 저출산 대책 세운다고 쓸데없는 돈 쓰지 말고, 은지 언니를 TV에 나오게 해라' '이 영상이 출산 장려 영상이다' '종지부부 집 CCTV를 공개해라' 이런 댓글이 굉장히 많이 달린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악플이 달리기도 하나.

"간혹 달린다. 출산 이야기가 나오면 남자들은 '군대나 가세요'라고 하고, 그에 여자들은 '또 군대 얘기하네' 하면서 싸우곤 한다."

"예전에는 누가 '임신했을 때 먹으면 좋은 영양제'라고 하면서 약 이름을 댓글로 달았는데, 검색해 봤더니 회충약이었다. '배 속에 벌레가 들어있다'고 돌려서 비꼰 거라고 하더라. 그땐 너무 충격받았다. 그렇게 심각한 건 웬만하면 삭제하거나 가린다."

-앞으로도 움이의 성장 과정을 지속적으로 담을 예정인가.

"그렇다. 그리고 '아이가 있어도 충분히 외출이나 여행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생각보다 많은 시민이 배려하고 도와주기 때문이다. 설령 미움받는 상황이 있더라도, 함께 공유하며 반면교사 삼으면 좋을 것 같다. 또 나처럼 일하면서 아기를 돌보는 '워킹맘'들이 많지 않나. 그런 공감성 짙은 일상을 계속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구독자인 '쫑쥐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우리를 어떠한 조건 없이 애정하고 응원해 주시고, 움이가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사랑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받은 사랑을 몇 배 더 재밌는 에피소드로 돌려드리는 종지부부가 되겠다."

강운지 리포터(kuj01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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