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의 '뛰어난 안목'...김민재 페네르바체 시절 때부터 '스카우트'→결국 올여름 뭉쳤다
[포포투=오종헌]
토마스 투헬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예전부터 김민재를 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뮌헨은 1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은 김민재와 계약을 맺었다. 그의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 30일까지이며 등번호 3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침내 김민재의 뮌헨행이 확정됐다.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 같은 클럽이다. 앞으로 펼쳐질 모든 것들이 기대된다. 여기서 계속 발전할 것이다. 구단과 대화를 하면서 나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에 뛰는 것이고, 그 다음 가능한 한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2021-22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 리그의 명문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들였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김민재는 뛰어난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입단 1년 만에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았고, 나폴리로 이적하게 됐다.
나폴리에서도 엄청난 임팩트를 선보였다. 빅리그 경험이 없다는 우려를 씻어내고 시즌 초반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김민재가 후방을 든든하게 버텨준 나폴리는 마침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김민재도 데뷔 시즌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세리에A 사무국은 엄청난 임팩트에 보여준 김민재에게 베스트 수비수 상을 수여했다. 이에 김민재의 가치는 폭등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페네르바체 입단 당시 650만 유로(약 92억 원)였던 김민재의 몸값은 현재 6,000만 유로(약 852억 원)까지 상승했다.
이적설도 발생했다. 특히 김민재의 이적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이아웃 때문이다. 김민재와 나폴리가 맺은 계약 안에는 7월 1일부터 2주 동안 해외 구단 한정으로 유효한 방출 허용 조항이 존재했다. 금액은 5,000만 유로(약 710억 원) 수준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먼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뮌헨이었다. 올여름 센터백 뤼카 에르난데스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떠나면서 보강이 필요해진 뮌헨은 김민재를 영입해 중앙 수비를 강화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이적 임박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지난달 말 "뮌헨은 김민재와 개인합의를 마쳤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 구단 소식통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민재 측은 뮌헨의 제안을 수락했다"며 이적이 임박했을 때 사용하는 시그니처 멘트 'Here We Go'를 추가했다.
이후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10일 "김민재는 지난 주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뮌헨은 나폴리에 5,000만 유로의 바이아웃을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더 걸린 끝에 마침내 공식 발표가 나왔다.나폴리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적 확정 소식을 전했다.
김민재는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나폴리 팬 여러분들에게 이 메시지를 보낸다. 여러분들 덕분에 33년 전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처음으로 스쿠데토 우승이 가능했다. 열정적인 구단,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팀 동료들, 무엇보다 나폴리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내가 어디에 있든, 어디로 가든 나폴리를 기억하고, 응원하겠다. 감사하다"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이적이 마무리된 뒤 투헬 감독과 뮌헨 구단이 김민재를 얼마나 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공개됐다. 우선 김민재의 훈련소 퇴소일에 맞춰 구단 의료진을 한국까지 파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투헬 감독은 영입 전부터 김민재와 몇 차례 영상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합류하자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중국, 튀르키예를 거쳐 나폴리에 입단한 특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김민재의 자질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키가 크고 빠르다. 또한 정말 믿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세리에A에서 무결점 시즌을 보냈다. 그는 뤼카의 완벽한 대체자다. 그를 영입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이전에 김민재와 영상통화로 몇 번 연락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독일 'TZ'는 20일 "뮌헨의 전직 스카우트인 피르민 슈베글러는 이미 김민재가 페네르바체에 있던 시절부터 관찰했다. 또한 투헬 감독은 첼시를 이끌고 있던 당시 김민재를 지켜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뮌헨은 공식 발표가 나온 뒤에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신입생 김민재에 대한 7가지 사실들"이라는 제목으로 팬들을 위한 김민재의 정보를 담았다. 먼저 "김민재는 1996년생 11월 15일 통영에서 태어났고, 평범한 환경 속에서 자랐다"며 성장 과정에 대한 내용을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어떤 팀에서 뛰더라도 늘 주전으로 활약했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프로 생활을 했던 전북 현대를 시작으로 페네르바체, 나폴리까지, 김민재는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며 모든 팀에서 곧바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조명했다.
그 다음은 김민재의 장점들을 나열했다. 뮌헨은 "김민재는 190cm의 신장을 보유하고 있고 나폴리에서 헤더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92번의 공중볼 경합 승리를 기록했다. 수비수들 중에서는 알레산드로 봉지오르노(99회, 토리노) 다음이었다. 그리고 머리로 두 골을 넣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김민재는 지난 시즌 경합 상황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경합 성공률 63%를 기록 중이다. 또한 세리에A 35경기를 뛰면서 상대 선수의 드리블을 허용한 건 5차례뿐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와 더불어 드리블 허용 0회를 기록한 선수다"고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뮌헨은 "김민재는 수비력뿐 아니라 빌드업 측면에서도 인상적인 지표를 갖고 있다. 그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91%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 중이며 지난 시즌 유럽 5대 리그 기준 필드 선수 중 가장 많은 전진 패스(1,057회)와 3번째로 많은 패스를 받은 선수(2,547회)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뮌헨은 김민재의 별명이 '몬스터'라고 밝혔고, 정우영에 이어 뮌헨이 두 번째로 영입한 한국인 선수라고 설명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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