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뜬 채 죽은 오유진, 기억 남아" '행복배틀' 박효주가 욕망 그린 방법

이근아 2023. 7. 2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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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종영한 ENA '행복배틀' 속 영어 유치원 '헤리니티'의 엄마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의 행복을 전시하는 데 열중한다.

그 가운데 오유진(박효주)의 행태는 단연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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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애정 결핍·모성 키워드로 연기한 '오유진' 역
ENA '행복배틀' 신스틸러로 존재감
"궁금증 던질 사망 신, 두 가지 버전 촬영까지"
ENA '행복배틀'에서 욕망에 가득 찬 인물 오유진을 연기한 배우 박효주는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애정결핍과 모성, 욕망을 키워드로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면서 "크고 작음의 문제일 뿐 누구에게나 욕망의 씨앗은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와이원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20일 종영한 ENA '행복배틀' 속 영어 유치원 '헤리니티'의 엄마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의 행복을 전시하는 데 열중한다. 현실에선 남편의 혼외관계와 경제적 어려움 등 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치부를 애써 감춘다. 그 가운데 오유진(박효주)의 행태는 단연 눈에 띈다. 완벽한 가정을 이룬 듯 보이는 그녀에겐 비밀이 있다. '헤리니티' 학부모들의 치부를 담은 USB를 무기로 그들에게 협박을 일삼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 "모성애와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 애정결핍. 이 세 가지를 키워드로 연기했어요. '저 여자는 왜 저렇게까지 할까' 싶었지만 '오유진이 어린 시절부터 겪은 애정결핍으로 욕망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인물이구나' 하면서 이해해 갔어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효주(41)의 말이다.

ENA '행복배틀'에서 배우 박효주가 맡은 오유진이라는 역할은 SNS에 자신의 행복을 과시하지만, 실제로는 주변 사람들의 치부를 들춰내 협박을 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다. ENA 제공

오유진은 2화 만에 죽음을 맞이한다. '행복배틀'의 가장 큰 줄기는 오유진의 의붓자매인 장미호(이엘)가 이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오유진의 죽음은 '행복배틀' 서사의 신호탄인 셈. 그래서 박효주는 '죽는 순간 눈을 감아야 할까, 떠야 할까'와 같은 작은 부분까지도 깊게 고민했다고 한다. 결국 촬영은 두 가지 버전으로 이뤄졌다. 방송엔 눈을 부릅뜬 채 죽은 모습이 나갔다. "'저 여자는 어떻게든 살 것 같은데 왜 죽었지?' 궁금증을 던지고 싶었거든요. 절대 죽을 것 같지 않던 오유진의 원한까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장미호가 미스터리를 푸는 과정에선 오유진이 지녔던 뒤틀린 욕망의 뿌리가 속속 드러난다. 아버지의 바람으로 인한 부모의 이혼, 그 뒤 꾸려진 가정에서도 사랑받지 못한 슬픔, 의지했던 장미호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생긴 오해와 상처가 켜켜이 쌓여 오유진의 욕망은 더욱 커진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도 그는 진짜 행복 대신 가짜 행복을 움켜쥐려 진력한다. 박효주는 "오유진의 과거가 너무 많아 촬영 내내 '지금 이 여자의 상태가 어느 지점일까' 고민스러웠다"면서 "출연한 장면은 적지만 '양보단 질'이란 마음으로 많이 배웠다"며 웃었다.

ENA '행복배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인 오유진(박효주)이 사망한 뒤, 그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서스펜스 스릴러 드라마다. 스틸컷은 영어유치원 '헤리니티'에 모인 엄마들의 모습. 가운데가 배우 박효주가 연기한 오유진이다. ENA 제공

"내내 악쓰는 역할이어서 연기 후에도 늘 체기가 있는 기분이었다"던 박효주. 극 중 장미호와의 관계는 박효주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장미호와 오유진은 의좋은 의붓자매로 인연을 맺기 시작하지만 오해와 원망 등이 쌓여 18년이 지나서야 재회한다. 하지만 오유진의 죽음으로 두 사람 사이 쌓였던 감정은 채 풀리지 못한다. 박효주가 해석한 두 사람의 관계는 이랬다. "촬영 마지막 즈음엔 '장미호'라는 이름만 봐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유진이가 유일하게 미호에게만 가족이란 안정과 따뜻함을 느낀 것 같아요."

오유진처럼 적은 분량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역할을 주로 맡은 그의 다음 행보는 어디일까. "이제까지 늘 체력 소모가 따르는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농담처럼 죽지 않는 장수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해요. 욕망도 좀 내려놓는 역할이면 더 좋겠네요."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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