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부터 알아주고, 등·하굣길 함께해주세요
[육아정책연구소 - 부모 매뉴얼]
아이가 학교폭력을 겪고 있다면
Q: 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 같다.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올바른 대처법을 알고 싶다.
A: 자녀의 불안과 두려움을 먼저 알아주고, 대화를 통해 든든한 지지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부모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늘어나는 사이버 따돌림
학교 폭력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폭행, 감금, 강제적인 심부름, 따돌림 등에 의해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든 신체적, 정신적 폭력 행위를 포함한다. 여기서 따돌림은 2명 이상 학생이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 학생들에게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돌림의 유형에는 직접 때리거나 물건을 부수는 행동으로 위협을 가하는 신체적 따돌림, 나쁜 별명을 부르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언어적 따돌림, 집단이나 무리에서 소외시키고 배제하는 관계적 따돌림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어릴 때부터 접하고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정보통신 기기를 이용한 사이버 따돌림이 심각하다. 사이버 따돌림에서는 특히 특정 학생과 관련된 개인 정보나 허위 사실을 유포해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따돌림이라 시간이나 공간적 제약이 없고, 불특정 다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따돌림은 어느 한 유형만으로 발생하지는 않는다. 신체·언어·관계적 따돌림과 사이버 따돌림에 복합적으로 고통을 겪은 아이는 수치심과 공포심으로 부모에게 쉽게 털어놓거나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가 먼저 말해주기를 기다려선 안 된다. 적극적인 관찰과 관심으로 살펴야 한다.
◇학교 폭력 피해자의 징후와 가해자 특성
따돌림 등 학교 폭력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징후가 있다. 먼저 늦잠을 자며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경우다. 이런 모습을 보인다고 모두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아이의 몸에 상처는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아이가 사사건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거나, 초조한 기색으로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용돈이 적다고 투정을 부리고 부모의 지갑에 손을 대는 것도 학교 폭력을 당할 때 나타나는 징후에 해당한다. 아이들의 따돌림 문제를 관찰할 때 식사 행태를 단서로 많이 활용한다. 급식을 혼자 먹었다고 얘기한다면 따돌림을 당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학교 폭력에서 가해 학생은 힘과 지배 욕구가 강하고 타인의 고통에 잘 공감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또 내적 분노와 반항심 등 부정적인 정서가 크다. 타인의 인정을 과도하게 바라기도 한다. 부모의 공격성을 보고 따라 하는 경우도 있어,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 폭력을 지속적으로 목격하며 자란 아이는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타인에게 쉽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 부모의 폭력적인 모습에 노출된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폭력을 선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학교 폭력 피해를 겪은 아이들은 자기표현에 소극적이거나, 피해 의식을 보이는 특성이 있다. 불안과 무력감, 우울 등 부정적 정서를 나타낸다. 자기 자신을 낮게 평가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은 따돌림 등을 경험하면서 발생하거나 강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학교 폭력 피해 자녀에겐 이해와 지지를
아이가 학교 폭력을 당했다면 가장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알아줘야 한다. 매일 폭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아이들은 무기력해져 적절한 사고나 대처를 하기 어렵다. 이 경우 부모는 아이를 질책하기보다, 마음을 보듬고 미리 알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부모는 아이와 대화하며 피해 사실을 잘 들어야 한다. 아이는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부모가 피해 사실을 차분하게 들어주고, 아이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부모임을 인식시켜야 아이가 안심할 수 있다. 이후 부모는 학교 폭력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적극성을 아이에게 보여줘야 한다. 아이의 등하굣길에 동행하거나 문제가 있을 땐 교사에게 바로 전하며 아이에게 부모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 /정리=오주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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