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난장] 근감소증은 예방이 중요하다
근육 측정법 보험급여화, 사회·경제적 비용 줄여야
신명준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노년이 되면 걱정되는 것이 뼈 건강이다. 골다공증은 뼈에 많은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2008~2011년 우리나라 50세 이상 골다공증의 유병률은 22.4%, 골감소증의 유병률은 47.9%로 알려져 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골다공증의 유병률은 높아져서 70세 이상의 여성은 68.5%가 골다공증 환자였다. 2017~2021년 국민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매년 5.7%씩 골다공증으로 진료받는 사람이 늘어나 2021년 기준 골다공증 환자의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3268억 원으로 2017년 대비 51.9% 증가했다고 한다.
골다공증 골절은 개인과 사회에 엄청난 부담을 주지만 골절이 없는 골다공증 자체만으로는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경우가 많기에 여전히 골다공증 검사율과 치료율, 그리고 치료 지속성이 낮은 편이다. 골다공증 진단과 치료가 시작됐다고 해도 약제 보험급여의 연속성이 문제이다.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의 경우 약물치료 도중 혈압 혈당 등의 수치가 조절된다고 해서 치료약제의 보험급여를 중단하지 않는다. 하지만 골밀도 수치(T-score) -2.5를 기준으로 보험급여를 제한하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골밀도 수치 -2.5가 골다공증 환자의 정상 상태 회복 및 치료 목표 달성을 의미하지 않는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뼈 건강 관리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뼈가 약해지는 것의 언급은 1800년대에 시작돼 1830년대에 골다공증이 명명됐으며 대표적인 약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가 1960년대 개발됐다. 이런 오랜 역사를 가진 골다공증의 치료도 국내에서는 제약 조건이 많다. 그러니 근육 감소에 대한 평가와 치료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아직 꿈꾸지 말아야 할까?
노년의 경우 질병을 치료하는 데 집중도 해야 하지만 질병을 예방하는 데 더 중심을 두어야 한다. 그렇기에 노쇠는 고령자를 ‘질병’ 중심으로 진단하기보다는 ‘기능’에 관심을 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의 유무와 관계없이 고령자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보며,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는 2017년 10월부터 1차 의료의사는 모든 노쇠 선별검사를 진행하도록 의무화했고, 2018년 미국도 노쇠에 진단코드를 부여했다. 학계에서는 노쇠한 고령자를 관리하기 위해서 노쇠 원인을 연구하고 있는데 그 원인 중에서 골다공증과 근감소증에 주목한다. 근감소증은 근육량의 감소와 근력의 감소가 있는 경우 진단되는데 골다공증과 위험요인을 공유한다. 근육과 뼈는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골다공증 환자는 1년 후 근감소증 발생 위험이 4.7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의 경우 호르몬이 급격하게 바뀌는 폐경 후, 남성의 경우 60대부터 등신전근의 근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는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시기와도 겹친다. 근감소증 환자와 노쇠환자도 상당 부분 겹치며 신체활동 감소, 영양부족, 호르몬 부족 등이 공통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근감소증은 2016년 미국에서 진단코드를 부여받은 질환이다. 이후 세계보건기구도 국제질병분류에 근감소증을 포함시켰다. 우리나라는 2021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8차 개정안에 근감소증 진단코드를 포함했다. 근감소증 진단을 위해 근육의 기능은 악력, 의자에 앉아서 5번 일어서기 등의 신체기능 평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으며 2023년 국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악력은 남성 28㎏ 미만, 여성 18㎏ 미만, 의자에서 앉아서 5번 일어서기는 10초를 초과할 때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근육량의 감소는 골밀도를 측정하는 이중에너지 X선흡수 계측법(DEXA)을 이용해 측정하거나 다주파수 바이오인피던스 분석법(BIA)을 이용해 측정할 수 있다. 수많은 문헌에서 두 방법을 사용해 근감소증에 대한 연구들을 발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2019년 12월 DEXA를 활용한 체성분 분석이, 2021년 9월 BIA가 신의료기술로 통과돼 비급여로 적용되고 있다. DEXA는 정확성이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며, BIA는 정확성은 DEXA보다 낮지만 접근성이 매우 높아서 지역사회 노인에게 건강진단 목적으로 사용하기 적절하다. 따라서 근감소증을 평가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모두 보험급여화돼서 노인의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면 근육량을 정량화해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와 함께 근력이 떨어지기 전에 근육의 기능을 주기적으로 평가한다면 좀 더 수준 높은 건강증진 활동으로 이어져 노년의 근감소증 골다공증 노쇠 등 예방 또는 관리가 가능한 질환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 근육 재테크는 필수다’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것이 정해졌기에 지금부터라도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도록 근감소증 예방 활동에 힘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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