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상~하단선 공사 1년에 700m” 부산시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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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산권 교통 인프라 개선책의 일환인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완공이 또다시 3년 늦춰진다.
1년에 700m인 느림보 공사다.
이 공사는 2013년 착공해 2016년 완공하는 3년짜리였으나 계획 단계에서 완공 시점이 2018년으로 수정됐고, 실제 착공은 3년이나 늦은 2016년에야 이뤄졌다.
1981년부터 시작된 공사가 117㎞ 108개 역을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4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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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산권 교통 인프라 개선책의 일환인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완공이 또다시 3년 늦춰진다. 부산시가 최근 개통 시점을 연기하는 기본계획 변경안을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당초 올해 개통 예정이었으나 오는 2026년으로 바뀐 것이다. 이 공사를 지난 2016년 시작했으니 6.9㎞ 건설하는데 10년이 걸리는 셈이다. 1년에 700m인 느림보 공사다. 이마저도 현재 계획이 차질없이 수행됐을 때 얘기다.
사상~하단선은 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을 이어 길이 6.9㎞에 7개 역사와 차량기지를 짓는 사업이다. 1호선과 2호선은 둘 다 서부산권을 지나면서도 서로 연계되지 않아 사하와 사상 지역을 오가는 사람은 도시철도 이용에 불편이 컸다. 이 공사는 2013년 착공해 2016년 완공하는 3년짜리였으나 계획 단계에서 완공 시점이 2018년으로 수정됐고, 실제 착공은 3년이나 늦은 2016년에야 이뤄졌다. 착공 때만 해도 2021년이 준공 목표였으나 이후 2023년으로 늦춰졌고 이번에 다시 3년이 늘어나게 됐다. 지금까지 진행과정을 보면 공기가 추가 연장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공사 지연에는 여러 사유가 있을 것이다. 특히 이 구간에선 차량기지 위치를 놓고 주민 반발이 거셌다. 예기치 못한 낙석사고도 발생했다. 대형공사라면 으레 따르는 돌발상황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산 도시철도 진척 속도가 느린 건 비단 이 구간에 한정된 일이 아니어서 문제다. 1호선 때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하면 하세월이다. 부산은 4개 노선이 가동 중이다. 1981년부터 시작된 공사가 117㎞ 108개 역을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42년이다. 서울은 11개 노선 350㎞ 289개 역을 완공하는데 52년 걸렸다. 부산이 1년에 2.7㎞ 공사할 때 서울은 6.7㎞를 나갔다. 단순 계산만으로는 부산선 10년 걸린다는 사상~하단선을 서울은 1년 만에 끝낸 셈이다. 속도는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교 체감한다. 민원이나 사건사고가 부산에만 터졌을 리는 만무한 데도 말이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시민 불편은 이만저만 아니다. 통행자들은 교통 체증과 노면 요철 때문에 성가시고 공사장 주변 주민은 소음과 진동 때문에 괴롭다. 건물에 실제 피해도 입는다. 새로운 교통망 가동을 손꼽아 기다리던 시민의 실망 역시 크다. 북항 일대 C-베이파크선, 트램으로 추진되는 오륙도선 등 부산에는 앞으로도 계획이 많다. 가덕신공항이나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등 부산이 명운을 건 여러 국책사업이나 이벤트와 연계된 노선도 있다. 교통망이 제때 완성되지 않으면 다른 사업까지 차질이 빚어진다. 계획 단계부터 민원이나 예산 부족 등에 따른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 공기 지연 변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시내버스나 택시처럼 일반 대중교통도 중요하지만 거미줄처럼 촘촘한 도시철도망은 특히 대도시의 경쟁력이다. 언제까지 시내 곳곳이 공사판으로 먼지만 풀풀 날리게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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