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헝거마케팅

이은정 기자 2023. 7. 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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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올 들어 한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면서 상품 배송이 평소보다 지연되는 일이 많아졌다.

중국 직구 물량이 급증하면서 통관 작업이 지체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급물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물량은 1주일 만에 다 팔렸고 3주 만에 172만 봉이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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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올 들어 한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면서 상품 배송이 평소보다 지연되는 일이 많아졌다. 중국 직구 물량이 급증하면서 통관 작업이 지체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때 중국산 제품을 싸구려로 취급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전자회사인 샤오미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내놓아 ‘대륙의 실수’라는 말을 들었다. 샤오미 로봇청소기 최신형은 몇 달 전 예약해야 살 수 있을 만큼 인기다. 샤오미가 국내에서 이름을 알린 것은 이 같은 헝거마케팅이 주효했다. 제품 물량을 한정 판매해 잠재 고객을 전략적으로 배고픔(Hungry)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다. 갖기 힘든 것을 갈망하는 인간의 심리를 잘 활용한 것이다. 물론 이는 샤오미 제품이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농심의 새로운 ‘깡’ 시리즈 ‘먹태깡’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회사가 의도적으로 제품 물량을 제한하는 헝거마케팅을 한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스테디셀러 새우깡에 먹태와 청양마요소스 맛을 입혀 만든 제품이다. 지난 6월 26일 출시된 이후 대형마트에서 구하기 어렵고, 농심 온라인몰에서도 구매 수량을 제한해 판매하는데 매일 2분 만에 동이 난다. 각 편의점 본사는 먹태깡 발주를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문의 고객이 많아 품절 안내판을 붙인 편의점이 부지기수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이 지난 19일 오전 10시부터 10분간 판매한 먹태깡이 44초 만에 품절돼 또 화제가 됐다.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20만 명 이상이 몰리며 준비된 물량 230상자(상자 당 16봉)가 순식간에 동이 난 것이다.

품귀 현상이 이어지다 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중고 사이트에는 먹태깡을 정상가(1700원)의 5배 이상 가격에 판매하는 일도 잦다. 이는 공급물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농심에 따르면 먹태깡의 초도물량은 100만 봉이다. 하지만 이 물량은 1주일 만에 다 팔렸고 3주 만에 172만 봉이 판매됐다.

먹태깡 인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입소문 효과가 크다. MZ세대 사이에서는 한정판을 구매한 뒤 SNS에 올리는 인증샷 문화가 하나의 놀이처럼 자리 잡았다.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먹태깡이 저렴한 안주 대용 과자라는 점도 품귀현상의 배경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NS 스레드 계정에 먹태깡을 아사히 맥주와 함께 올렸다. 더운 여름밤 시원한 맥주 안주로 제격이라는 먹태깡을 언제 살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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