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마음 건강] 아침 식사는 뇌에 영양소 공급… 수업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돼

김붕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2023. 7. 21.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아이들의 뇌는 영양의 3대 요소인 단백질, 지방, 당분을 모두 필요로 한다. 당분 중에서는 포도당이 가장 중요하다. 뇌신경세포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오후 7시에 저녁을 먹은 아이가 다음 날 오전 7시에 아침 식사를 한다고 하면 12시간 동안 포도당 공급에 공백이 생긴다. 게다가 밤 동안 뇌는 매우 활발하다. 뇌 입장에서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포도당 잔고가 ‘0′에 가깝다. 아침 식사가 중요한 이유다. 아침 식사로 먹은 포도당이 오전 동안 수업을 받는 아이 뇌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점심에 먹은 급식은 오후 수업의 에너지원이 된다. 실제로 아침을 매일 잘 챙겨 먹는 아이와 아침을 거르기 일쑤인 아이의 학력을 비교하면, 주요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후자가 학력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침 식사는 신체 활동 리듬을 조절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수면 장애, 우울·불안증, 주의력 결핍증 등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가 생체 리듬 이상과 연관된다. 그런 문제들이 회복되는 과정은 생체 리듬이 정상화되는 과정과 매우 밀접하다. 아침 식사는 하루 음식물 섭취량을 조절하는 기능도 한다. 아침을 먹으면 저녁에 과식하지 않게 돼 비만을 예방하고, 대사증후군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뇌가 활발히 활동하려면 체온이 적정 수준까지 높아져야 하는데, 아침 식사는 체온 상승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체온은 하루 단위로 리듬을 그리며 변한다. 특히 밤새 낮아졌던 체온이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얼마나 높아지느냐가, 일어날 때의 상쾌함과 하루 동안의 활동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코르티솔 등 각종 호르몬도 체온 리듬을 바탕으로 한 생체 시계에 따라 분비 주기가 조절된다.

식사의 질도 중요하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 공동 연구팀이 동일한 학업 능력을 갖춘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가공식품과 신선식품을 급식으로 줬다. 그 결과 신선식품을 한 학기 동안 먹은 아이들은 학습 능력과 행동 조절 능력 측면에서 더 뚜렷한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

하루 세 끼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사는 아이들의 생활 리듬을 건강하게 하고 뇌 발달을 촉진한다. 또 식탁에서 주고받는 소소하지만 정감 어린 대화는 가족 전체의 유대감을 강화한다.

김붕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