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으로, 건축가 관점으로…기분을 통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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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상지건축)가 2020년 창간한 인문 무크지 '아크' 제6호가 나왔다.
2020년 12월 나온 창간호부터 '아크'는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인문·예술·건축·사회과학에 걸친 여러 필자가 집중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글을 쓰는 방식으로 출간됐다.
셋째 (비록 '아크' 제6호가 기분을 다각도로 다루는 일에서 적지 않은 한계도 보였지만) 기분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담론의 원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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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18인 다양한 시각 담아
㈜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상지건축)가 2020년 창간한 인문 무크지 ‘아크’ 제6호가 나왔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 유수의 건축·설계 기업인 상지건축은 시민과 기업 구성원을 위해 왕성하고 세심하게 인문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는 것으로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아크’ 발행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2020년 12월 나온 창간호부터 ‘아크’는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인문·예술·건축·사회과학에 걸친 여러 필자가 집중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글을 쓰는 방식으로 출간됐다. 휴먼·믿음·자연·환대·소통이 그간 ‘아크’가 다룬 주제였다. 제6호는 주제를 ‘기분’으로 잡았다. 필자 18인이 참여한 인문 잡지가 기분을 주제로 잡은 점은 낯설고, 호기심을 부르기도 한다. 기분은 어떤 것이며, 어떤 이야기를 오늘-여기의 독자에게 할 수 있을까.
이번 호를 읽어 보면, 인문에 관심 있는 독자는 ‘뜻밖에’ 몇 가지 발견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관계를 기분과 맺고 살아간다. 둘째 그런 사실을 잘 모른다. 마치, 사랑이 삶에서 그토록 소중하다고들 하면서도 막상 사랑 그 자체에 관해서는 차분하고 진지하게 배우거나 사유하는 기회를 잘 갖지 못하고 사회에 내던져지는 현실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셋째 (비록 ‘아크’ 제6호가 기분을 다각도로 다루는 일에서 적지 않은 한계도 보였지만) 기분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담론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고전·인문학자 송철호 박사는 ‘기(氣)와 분(分) 그리고 기분’에서 동양 고전을 바탕으로 엄정하고 진지한 필치로 기분의 실체에 접근한다. 이성희 시인은 ‘예술과 기분, 그리고 멜랑콜리’에서 화가 위트릴로의 그림 ‘두유마을의 교회’를 도입부 삼아 기분 속에 든 미학 원리를 설득력 있게 서술한다.
강동진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쓴 ‘부산, 기분이 좋아짐^^’은 부산 풍경의 특징과 도시 구성의 진로를 경쾌하게 진단했다. 정치학자 조광수 전 한국아나키즘학회 회장의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은 군자·소인·공자 등을 키워드로 감성-이성의 조화,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의 자격과 조건을 인상 깊게 짚는다.
차윤석 동아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축가 관점에서 쾌·불쾌·유쾌 원리를 간명하게 도시에 적용하며, 조재휘 영화평론가는 일본 학자 야마모토 시치헤이의 책 ‘공기의 연구’를 바탕에 깔고 영화 ‘아마겟돈 타임’ ‘살인의 추억’을 분석한 뒤 현재 K-콘텐츠에 내장된 불길하고도 희망이 밝지 않은 미학 원리를 설명해 낸다.
철학자·미학자인 김종기 부산민주공원 관장은 기분·감정 등이 개인의 주관 영역에 국한된 사소한 존재가 아니라, 그런 기분·감정 밑바탕에 이미 공동체가 겪은 역사 체험에 기반한 합리성(공통감)이 있음을 명쾌하게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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