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회의중 200번 넘게 거래…코인 논란 김남국, 의원직 제명 권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20일 거액의 가상 자산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해 제명을 권고했다. 제명은 윤리특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다. 김 의원 징계안이 국회 윤리특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김 의원은 의원직에서 제명된다. 그러나 윤리심사자문위는 일종의 권고이기 때문에 최종 징계 수위는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의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제명된 것은 국회 역사상 1979년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유재풍 윤리특위 자문위원장은 이날 자문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장시간 토론 결과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의견으로 결정을 봤다”고 했다. 자문위 심사는 징계 전 자문위원 8명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다. 학계·법조인 등 양당에서 추천한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다. 이날 제명 권고가 나온 것은 민주당 추천 자문위원 가운데 김 의원 제명을 주장한 일종의 ‘반란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징계 수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또는 사과, 30일 이내 출석 정지, 제명 등 총 네 단계로 나뉜다. 자문위가 김 의원에게 최고 수준의 징계인 제명을 권고한 것은 국회 상임위에서 수시로 코인 거래를 했다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위원회가 김 의원이 제출한 자료 등을 토대로 잠정 집계한 조사 결과, 김 의원은 국회 상임위와 소위 중 코인 거래를 200번 이상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코인거래소 빗썸과 업비트를 통해 이뤄진 ‘위믹스’ 코인 거래를 분석한 것으로, 이른바 ‘잡코인’ 거래 내역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엔 국회 본회의 도중 코인 거래한 내역도 빠졌다. 김 의원은 작년 5월 한동훈 법무장관 인사청문회 때 이모(李某) 교수를 한 장관 딸의 이모(姨母)로 잘못 말해 논란이 됐는데, 이때도 코인 거래가 이뤄졌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친야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상임위 코인 거래에 대해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조금” “몇 천원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이 2021년 말 코인을 팔아 거래소 계좌에 보유하고 있던 잔고도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약 99억원에 달하는 코인 매각 대금을 현금성 거래소 잔고에 보관했고, 이 중 9억여 원을 원화로 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그동안 코인을 현금화하지 않고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해 왔다.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출 내역을 인증하며 “대선 전후 3개월간 인출한 현금은 총 440만원”이라고 했고, 논란이 계속 커지자 “약 8억원을 전세 보증금으로 이체했다”고 했다. 당시 김 의원은 자산이 보유한 코인 가치가 9억1000만원(지난 5월 기준)이라고 했었다. 유 위원장은 김 의원 코인 신고 내역 공개 여부에 대해 “김 의원이 동의하면 변동 내역도 공개하기로 했다”고 했다.
김 의원 징계안은 윤리특위 소위와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표결 절차를 밟는다. 윤리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본지에 “자문위 결과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문위 권고대로 징계가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지금껏 제명 사례가 김영삼 전 대통령밖에 없는 것도 그만큼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실제 18대 국회에서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강용석 전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안은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김 의원 제명은 너무 나간 것” “탈당을 했으니 이미 정치적 책임을 진 것”이라는 동정론이 나오고 있다. 윤리특위 자문위는 이날 가상 자산을 보유한 현역 의원이 김 의원 외에 11명이 더 있고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의원이 상임위와 청문회에서 잠꼬대와 같은 질의를 한 이유가 코인 거래에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윤리특별위는 더 이상 늦추지 말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징계를 통해 국회가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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