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근화창가’
‘조선의 자랑’, ‘을지문덕’, ‘강감찬’, 새벽빛‘, ’어머니의 사랑‘.... 나라를 빼앗겼을 때 울분을 담아 불렀던 곡들이다. 겨레의 꽃을 노래한다는 뜻의 ‘근화창가’ 제1집에 실렸다. 아직 일반인에겐 생소하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아픔을 담았던 노래라면 단연 ‘울 밑에 선 봉선화’다. ‘울 밑에 선 봉선화’와 달리 근화창가에 실린 곡들은 잊혀졌다. 조선총독부가 항일정신이 담겼다며 철저하게 금지해서다. 일제의 서슬이 퍼렇던 1932년이었다. 이후 출판기록으로만 전해져 오다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0년 고(故) 노동은 교수 유족이 평택시에 기증하면서다. 지난해는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현재는 평택 한국근현대음악관이 보유하고 있다.
창가는 일제강점기 일본 및 서구 음악에 맞춰 제작된 장르였다. 주로 계몽적인 뉘앙스의 노랫말과 씩씩한 느낌이 난다. 근화창가 제1집에 수록된 노래들도 그렇다. 처음 세상에 나온 건 1921년이었다. 민족운동가인 노영호 선생이 편찬했다.
이런 가운데 평택시가 근화창가의 국가등록문화재 승격을 추진 중이다. 평택시는 이를 위해 11월9일 한국근현대음악관에서 근화창가 연구 성과와 가치를 주제로 학술대회도 연다. 학술대회를 통해 근화창가를 포함해 근대 음악문화유산으로서의 학술·역사적 가치도 조명한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로 음악관 소장 자료의 가치를 알리고 학술대회 자료를 추후 근화창가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김수현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교수의 설명을 빌리면 이들 창가는 조선의 산수를 묘사한 노래가 담겨 당시 애국가 대신으로라도 부르려고 했던 노래들이다. 근화창가는 전국 어디에서도 소장하고 있는 곳이 없는 희귀본이고 조선총독부가 금지처분을 내릴 정도였던 노래가 담긴 근대문화유산이다. 창가 형식이지만 민족의 저항정신이 오롯이 담긴 소중한 자산이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직무대리 검사 퇴정’ 재판장 기피 신청, 성남지원 형사3부 심리
- 한국, ‘숙적’ 日에 통한의 역전패…4강행 ‘가물가물’
- 민주당 경기도당 "이재명 판결, 사법살인"
- 이재명 대표,1심 선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포토뉴스]
- 인천 흥국생명, 道公 잡고 개막 7연승 ‘무패가도’
- 법원, 야탑역 흉기난동글 작성한 커뮤니티 직원 구속영장 ‘기각’
- 한동훈 ‘하루 5개 SNS 논평’…뉴스 크리에이터 노렸나
-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한다…"주주가치 제고"
- 안양 정관장, 고졸 ‘최대어’ 박정웅 1순위 지명
- ‘최초 의혹 제기’ 김은혜, 이재명 집유에 “거짓은 진실 이길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