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과학기술인력의 직무역량 미스매치를 해소하자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격화로 국가경쟁력의 필수인 과학기술인력의 중요성이 증대된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구절벽 시대에 진입하면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이공계 대학과 대학원 진학자 수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경제·사회 요구 부합도는 46위로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수요와 대학에서 배출하는 졸업생의 직무역량간 불균형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서 기업은 채용 시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로 '직무 관련 업무경험'을 꼽아 풍부한 직무경험을 보유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보편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4년제 대학생 및 대졸(예정)자 등 구직자는 '경력자 채용 선호현상에 따른 신입직 채용 기회감소'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생각한다. 이미 상당수 구직자는 대학 정규교육 이외 인턴활동, 비정규교육 등 기업에서 요구하는 직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별도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는 취업준비 과정의 장기화를 야기하고 인력수급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과학기술분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2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신입과학기술인력 직무역량수준 진단' 결과에 따르면 직장상사는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높은 '주전공 실무·응용지식' '문제해결능력' 등 신입직원의 주요 역량이 현장의 요구수준과 격차가 크다고 인식한다. 직장상사는 신입직원의 직무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현장에서 활용가능한 실무·실습교육 강화'(50.1%)나 '산학협력 및 산학연계 교육지원 강화'(40.7%)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현장에서 체감하는 과학기술인력의 역량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대학, 기업이 지혜를 모아 총력을 기울일 때다.
최근 미국도 신기술분야 과학기술인력을 확보하고자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인공지능, 양자과학 등 신기술분야 인력의 질적 미스매치를 해소하고자 경험적 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신규 인력양성 프로그램인 'ExLENT'(Experimental Learning for Emerging and Novel Technologies)를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신기술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인력이 인턴십, 현장실습 등 체험학습을 통해 필수역량을 습득할 수 있도록 관련기업과 교육기관의 협력에 3년간 최대 100만달러를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이공계 전공교육의 현장지향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과 기업의 협력강화가 필수다. 대학은 기업의 수요와 연계해 첨단기술 등에 대한 정규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교육방법을 개선하거나 기업의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정부는 현장실습, 인턴십 등 산학협력 기반의 교육에 있어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변화하는 과학기술인력의 핵심 직무역량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현장교육에 시의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변화하는 산업계 수요를 분석해 대학 등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체험·실습 기반의 교육·연구프로그램과 프로젝트 기반 수업(Project-Based Learning·PBL) 등을 마련해 학생들이 현장의 실전 문제해결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우수한 과학기술인력을 길러내는 역할을 대학에만 전적으로 맡겨두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미래 국가경쟁력의 근간인 과학기술인력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적시에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 기업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유영재, 술 먹고 새벽 귀가 이유 "선우은숙과 결혼해서…억울" - 머니투데이
- 김미려♥정성윤 "1.3억 들여 새로 지은 수준"…새 집 공개 '깜짝' - 머니투데이
- 보아, 란제리룩 무대 의상에 분노…"이 프로그램 하기 싫어" - 머니투데이
- '미안하다 사랑한다' 배우 청림, 암투병 끝 사망…향년 37세 - 머니투데이
- 이천수 母도 깜짝 놀란 오해…"아들 이름 옆 '음주', 심장 벌렁" - 머니투데이
- "오 마이, 이걸 푼다고?"…린가드, 수능 영어 풀다 '당황' - 머니투데이
- "돈으로 학생 겁박"…난장판 된 동덕여대, '54억' 피해금은 누가 - 머니투데이
- "♥옥경이 치매 증상 멈춰"…태진아, 깜짝 소식 알렸다 - 머니투데이
- 구로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나가고 '스타필드 빌리지' 온다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