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공만 한 우박 ‘날벼락’... 이탈리아서 110명 부상
올해 들어 극심한 폭염, 기록적인 폭우 등 이상 기후 현상에 신음하고 있는 이탈리아에 이번에는 사람 손바닥만한 크기의 우박이 떨어져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쳤다.
20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에 테니스공 크기의 우박이 쏟아져 최소 110명이 다쳤다. 루카 자이아 주지사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폭풍이 몰아치면서 최대 직경 10cm의 우박이 베네토의 거리에 쏟아졌다. 자이아 주지사는 “대부분의 부상은 깨진 유리나 사람들이 우박에 미끄러지면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자이아 주지사 등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보면 폭풍과 함께 테니스공만 한 우박이 거센 기세로 쏟아지면서 땅 위를 구르거나 일부는 땅에 부딪혀 다시 튀어 오르며 위협적인 소음을 냈다. 사람들은 저마다 우박 크기를 인증하는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우박 2, 3개로 손바닥을 가득 채울 정도의 크기였다.
자이아 주지사는 지역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당국은 피해 복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토주 시민 보호국은 부상, 재산 피해 등 관련 민원이 500건 이상의 들어왔고, 긴급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부서진 창문 유리를 제거하거나 폭풍으로 심하게 손상돼 거리를 침범한 나무들을 제거했다.
우박은 적란운(번개 구름)의 강한 상승 기류를 타고 공기 중 물방울이 영하 5~10도의 구름 꼭대기로 수차례 오르내려 얼면서 만들어진다. 이때 얼음 형태의 작은 구름 조각인 빙정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크기를 키우는데, 강력한 뇌우 속에서는 최대 10cm까지 커진다.
이탈리아 등 유럽은 올해 날씨에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는 최근 폭염에 시달렸으며,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지난 18일 낮 기온이 41도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기상학회는 무서운 기세의 폭염에 지옥의 문을 지키는 파수꾼인 머리 셋 달린 괴물의 이름을 따 ‘케르베로스’라 이름 지었다. 이탈리아 기상학회장인 루카 메르칼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구는 고열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 100년만에 한번 오는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당시 이 지역에는 이틀간 평균 200∼5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는데, 이는 이 지역의 연평균 강우량(1000㎜)의 절반에 해당한다. 폭우로 23개 강의 제방이 무너져 41개 도시와 마을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면서 사망자 14명, 약 2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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