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두 얼굴의 야수… 하이브리드로 즐기는 슈퍼카
시속 60㎞ 넘을 땐 차체높이 자동으로 낮아져
31㎞까지 전기모터모드로 주유 불편함 덜어
내연기관 모드서 우렁찬 배기음·가속도 주목
맥라렌 '아투라' 시승기
스포츠카 브랜드 맥라렌은 뉴질랜드 출신의 레이서 겸 엔니지어였던 브루스 맥라렌이 1963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이싱 팀을 설립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시작이 레이싱 팀이라는 점은 스포츠카에 대한 맥라렌의 고집과 철학이 전해지는 대목이다.
이날 시승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인 맥라렌 아투라로, 맥라렌의 스포츠카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전동화 지향점을 엿볼 수 있었다.
맥라렌 아투라. 외관은 바닥에 붙어있는 듯한, 그러면서도 유려한 곡선으로 이어진 차체가 우아한 파도를 연상케 한다. 측면 사선으로 올라오는 가니시(무늬)와 블랙 매시 디자인으로 뒤덮인 후면은 슈퍼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고는 매우 낮지만 2m가 넘는 전폭(2080㎜)과 4.5m이 이상의 전장(4539㎜)에 차체는 결코 작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위압감마저 전해진다.
아투라에는 문이 위로 열리는 '시저 도어'가 적용됐다. 갈매기 날개처럼 열리는 '걸 윙 도어'에 비해 공간 부담이 덜하면서도 슈퍼 스포츠카 특유의 멋까지 겸비해 탑승하는 순간부터 존재감을 보여준다.
스포츠카답게 시트 포지션은 매우 낮았지만 자세는 기대 이상으로 편안했다. 시트 자체는 딱딱했지만 알칸타라 소재로 뒤덮인 시트와 스티어링 휠은 착석하는 순간부터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해줬다. 또 넓은 허벅지 공간, 등받이, 여유로운 도어 암레스트(팔걸이)는 최적의 자세를 취하기에 충분했다. 아투라에는 클럽스포츠 시트가 적용됐는데, 이는 인체 공학적 설계가 반영된 것이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등받이 부분의 지지력을 제공하는 가용 범위는 넓히면서도 운전자의 무릎·다리공간을 더 확보했다는 회사 관계자의 설명을 납득할 수 있었다.
이 모델은 PHEV 모델인 만큼 시동을 걸어도 전기차처럼 매우 조용했다. 기어 노브(손잡이)는 센터 콘솔에 버튼 방식으로 배치됐는데, D버튼을 누르고 출발하자 전기차처럼 부드럽고 묵직한 주행을 시작했다. 스포츠카의 경우 간혹 기어 노브(손잡이) 등이 독특한 경우가 많은데, 아투라는 일반 승용 모델과 비슷해 시작이 낯설지 않았다.
스포츠카는 차체가 매우 낮아 시내 주행에서 고속 방지턱 등을 만나면 상처가 날 위험이 높다. 아투라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차체가 높아져 시내 주행에서의 운전자 부담을 덜었다. 시속 60㎞를 넘어가면 자동으로 차체가 다시 내려가 고속 주행시 따로 조작할 필요도 없었다.
주행감은 매우 묵직했고 바닥에 붙어가는 시야감이 인상적이었다. 전기 모드에서는 내연기관차와 같은 특유의 퍼포먼스와 함께, 전기차에서 느낄 수 있는 빨려가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클러스터(계기반)를 통해서는 전기 모터로 주행 가능한 거리와 회생 제동 여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모델은 시속 31㎞까지 전기 모터로만 주행하기 때문에 일상용으로 사용할 때에는 주유에 대한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 보였다.
이 모델은 합산 최고출력 680마력, 합산 최대토크 720㎏·m으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은 고작 3초에 불과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까지는 8.3초가 소요되는데, 실제 고속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등이 젖혀질 만큼 폭발적인 가속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전기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면 내연기관 모드로 전환된다. 이 때 스포츠 모드로 주행을 해봤는데 흔히 슈퍼 스포츠카에 기대하는 우렁창 배기음과 폭발적인 가속도를 그대로 즐길 수 있었다. 배기음은 거친 야수의 소리보다 웅장한 관악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오케스트라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수억원대 슈퍼카의 가치가 한층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엔진룸이 후면에 있다보니 주행하는 내내 후면의 묵직함이 전해졌는데, 마치 뒤에서 강하게 밀어주는 듯한 가속 체감도 인상적이었다. 뒤에서 계속해서 들려오는 배기음은 주행의 맛을 한층 높여줬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점은 장시간 시승에도 운전 피로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이다. 완벽에 가까운 시트 포지션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소음·진동(NVH) 측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느낌을 전달받았다.
맥라렌은 아투라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충격을 흡수하는 유체 충진 마운트, 새로운 설계의 리어 서스펜션,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이 적용된 피렐리 타이어를 도입했다고 한다. 실제 주행을 해보니 이러한 NVH 성능이 온 몸으로 체감됐다. 맥라렌 아투라는 지난달 19일부터 국내 인도가 시작됐다. 가격은 2억9900만원부터 시작한다.
글·사진=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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