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네타냐후는 백악관 문지방을 넘어설 수 있을까

김태훈 2023. 7. 2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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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과연 백악관 문지방을 넘어설 수 있을까.'

미국의 핵심 동맹을 자처하는 이스라엘의 총리가 취임 후 반년이 넘도록 백악관의 초청을 받지 못해 미·이스라엘 관계 이상설이 번지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월 네타냐후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대했다"고 보도했으나 정작 백악관은 두 정상이 만나는 장소가 백악관인지 아닌지 확인하길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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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리실 "9월 바이든의 방미 초청 받아"
백악관 "정상회담은 하겠지만 장소 확정 안 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과연 백악관 문지방을 넘어설 수 있을까.’

미국의 핵심 동맹을 자처하는 이스라엘의 총리가 취임 후 반년이 넘도록 백악관의 초청을 받지 못해 미·이스라엘 관계 이상설이 번지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월 네타냐후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대했다”고 보도했으나 정작 백악관은 두 정상이 만나는 장소가 백악관인지 아닌지 확인하길 거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등 국빈에 준하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이스라엘에서 대통령은 의례적·상징적 국가원수일 뿐이고 모든 실권은 총리한테 있다.

2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핵심 측근인 타치 하네그비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8일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9월 백악관을 방문해 달라고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17일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이를 통해 초대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뜨악한 표정이다. 언론들의 질의가 잇따르자 백악관은 “두 정상이 만나기로 합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회담 장소는 특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는 것은 맞지만 그 무대는 수도 워싱턴의 백악관이 아니고 뉴욕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헤르초그 대통령 뒤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장 겸 부통령(왼쪽)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보인다. 워싱턴=AP연합뉴스
극우 성향의 네타냐후 총리는 2022년 12월 재집권 후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강경 일변도 정책을 구사해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나란히 독립국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미 행정부의 ‘2국가 해법’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개혁’이란 명분 아래 법원·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제도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이 “3권분립에 어긋나는 짓”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까지 벌이는 가운데 미국도 ‘사법 개편안은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네타냐후 정부에 대한 백악관의 불신이 극에 달했으며, 미·이스라엘 관계가 역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이스라엘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헤르초그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차례로 회담했다.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등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받았다. 백악관은 이번 행사에 대해 “1948년 독립한 이스라엘의 건국 75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1년 7월 취임한 헤르초그 대통령의 방미는 2022년 10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반면 2022년 12월 취임한 네타냐후 총리는 아직 한번도 백악관에 가지 못했다. 미국의 초청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총리가 전권을 휘두르는 의원내각제 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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