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조선의 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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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의 자료는 방대하다.
국가의 정무뿐만 아니라, 국왕과 신하들의 인물 정보, 외교와 군사 관계, 의례의 진행, 천문 관측, 천재지변, 법령과 전례, 호구와 부세의 통계자료 등 당시 조선 시대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외교적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중요 자료 보관 방식이 지방의 사고본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센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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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의 자료는 방대하다. 총 1893권 888책이며, 내용의 풍부함과 상세한 묘사 등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편년체 역사서로 평가받는다. 권수나 책수로는 동시대 중국의 명·청 실록에 비해 적지만, 글자는 4965만 자로 대명실록 1600만 자의 3배에 달한다. 국가의 정무뿐만 아니라, 국왕과 신하들의 인물 정보, 외교와 군사 관계, 의례의 진행, 천문 관측, 천재지변, 법령과 전례, 호구와 부세의 통계자료 등 당시 조선 시대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외교적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동네 개가 벼락을 맞았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당시 사회를 정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 왕들의 역사를 기록한 472년간의 기록물인 실록은,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돼 그 존재감을 증명한다.
실록의 규모와 내용만큼 놀라운 것은 보관 방법이다. 고려실록이 몽골과 거란, 홍건적과 왜구 등 외세의 침략으로 소실되는 경우가 많아, 조선왕조실록을 지키기 위한 조정의 고민도 깊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고려실록은 총 2부를 만들었지만, 조선왕조실록은 항상 4~5부를 편찬했다. 또한 광해군 때에는 춘추관과 함께 마니산·오대산·태백산·묘향산에 사고를 마련해 나누어 보관했다. 그중 오대산 사고본은 일제에 의해 반출된 뒤 상당 부분 소실됐으나, 각계의 노력으로 2006년과 2018년 환수돼 현재는 총 75책이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실록은 원래 있던 자리인 오대산으로 110년 만에 돌아올 예정이다.
조선시대의 중요 자료 보관 방식이 지방의 사고본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센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센터는 각종 데이터를 모아두는 시설로, 메인 서버에 장애가 있더라도 데이터센터에 자료가 있어 안정적으로 온라인 사업을 할 수 있다. 한국 최대의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춘천에 축구장 7배 크기의 인터넷데이터센터를 조성해 2013년 7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포털 기업뿐 아니라 금융회사, IT업계, 대기업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다. 센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시설의 열을 식힐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다. 소양강댐이 위치한 춘천시는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데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지역 간 경쟁도 치열하다. 도내에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면 지역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다. 한편으로 강원도가 시대를 망라해 데이터 보관 메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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