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요셉 "제 소설 '핵가족' 처럼…월북 주한미군에 깜짝"[문화人터뷰]
'35세 이하 가장 주목받는 작가 5인'
"하와이의 한인 교포 3부작 완성 할 것"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미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다니요. 동시에 분단이라는 현상이 얼마나 작위적인지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고요."
한국계 미국인 작가 한요셉(31)은 지난 19일 판문점 견학 중 월북한 주한미군의 소식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국내에 출간된 그의 소설 '핵가족'은 손자 제이컵의 몸을 빌려 월북을 시도하는 혼령 백태우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요셉 작가는 '파친코'의 이민진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디아스포라 작가다.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출간된 그의 데뷔작 '핵가족'은 타임지, NPR 등에서 '2022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고 그는 전미도서재단에서 주관하는 '35세 이하 가장 주목받는 작가 5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서 태어나 하와이에서 자랐다. 마노아의 하와이 대학교에서 영어와 문예창작 박사 학위를 받았고, 잡지 '조이랜드(Joyland)의 서부 지부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디아스포라 문학은 저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20일 하와이 현지에서 화상 간담회를 통해 만난 그는 "하와이에 이주해 살면서 한국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 디아스포라 소설과 시였다"며 "나도 그런 글을 쓰며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고립되지 않고 미국 본토의 교포 사회와 연결되는 등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됐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열과 단절을 넘어선 "진정한 평화"다. 하와이로 이민을 간 제이컵 가족과 한국전쟁 중 남한으로 넘어와 고향을 그리워하는 백태우의 혼령을 중심으로 전쟁 이후의 분단과 현실을 다룬다.
실제로 갓난아기 시절 하와이로 가족과 함께 이주한 한요셉이 처음 겪은 분열은 '언어'다. "미국식 교육을 받게 됐고 어려서부터 영어를 배우게 됐다. 그래서 나는 가족과 가족의 역사와 분리되고 이해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는 와중 전쟁의 영향으로 변해버린 한국과 하와이를 지켜보며 그는 "전쟁이 그 이후 평화가 아닌 분열과 단절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진정한 평화란 가족이 재회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소설은 이러한 의구심에서 시작해 전쟁과 미군 주둔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완성됐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미군이 주둔해야 하고 미군처럼 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전 세계 어디가 됐든 미군이 기지를 설치하면 여러 화학 약제 등이 환경에도 영향 끼친다"고 말했다.
그에겐 지금 사는 하와이와 모국인 한국은 여러 면에서 닮아있다. 그중 한요셉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특히 집중했다. 이를테면 한국과 같이 하와이도 북한의 미사일 경보에 주민들이 두려움에 떤 경험이 있다.
"우리는 두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이것이 한국과 하와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두려움이 있다면 전쟁 경험 세대에게는 트라우마가 강하게 남아있죠. 소설에서 혼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지 못하는 설정도 이러한 트라우마에서 왔어요. 그리고 저는 이런 기억을 이야기하고 잊지 않는 게 우리 의무라고 생각해요."
소설은 실향민으로 북에 돌아가지 못한 채 사망한 혼령 백태우가 우연히 자신의 미국인 손자 제이컵을 마주치고, 그의 몸을 빌려 월북을 시도한다는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한다. 할아버지 백태우의 존재를 모르고 자란 제이컵은 태우를 통해 생과 사의 경계에서 덮쳐오는 가족사를 생생히 경험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한국의 역사를 체감한다.
“저는 망각에 대항하기 위해 글을 쓰고 살아갑니다.”
한 작가는 '핵가족'을 시작으로 단편소설집과 장편소설을 집필해 '하와이의 한인 교포 3부작'을 완성할 계획이다.
"저도 이창래, 차학경, 이민진 작가 등 많은 다아스포라 작가에게서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살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저처럼 다음 세대 교포들에게도 그들 세대 이야기를 알릴 수 있는 용기와 제 세대 이야기를 유산처럼 남기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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