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국 특화단지 7곳 지정… 역대 정부 ‘반짝 특구’처럼 안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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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7개 특화단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로는 청주, 포항, 울산, 전북 새만금 등 4곳, 차세대 디스플레이 특화단지로는 천안·아산시가 지정됐다.
과거 역대 정부도 그럴듯한 국정과제를 제시하며 지역특구 등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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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첨단산업 생산 기반 확충을 위해 속도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산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클러스터 육성은 필요한 일이다. 특정 산업분야의 핵심 기업을 중심축으로 유관 기업들이 한곳에 모일 경우 기업 간 교류·협력 강화, 인재의 폭넓은 활용, 연구개발(R&D) 효율성 제고 등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 독일 등 제조업 강국들도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 클러스터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과 반도체를 놓고 경쟁하는 대만은 좁은 국토 전체를 반도체 특구로 바꿔가고 있다.
과거 역대 정부도 그럴듯한 국정과제를 제시하며 지역특구 등을 만들었다. 정권이 드라이브를 걸고 기업들도 호응하는 듯했으나 그때뿐인 경우가 많았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판 뉴딜’ 국정과제를 내걸고 곳곳에 지정한 신재생에너지 단지들은 정권 교체 후 활력을 잃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19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별로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매치해 창업을 활성화하는 걸 목표로 대대적으로 추진됐지만 정권이 바뀐 뒤 기업들의 관심이 확 줄었다.
앞서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연계해 추진했던 지역발전 정책도 사실상 맥이 끊어졌고, 노무현 정부가 전국 100여 곳에 지정한 ‘지역특화발전특구’ 역시 추진력을 상실해 지금은 ‘이름만 특구’로 남아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뚜렷한 장기 발전전략 없이 정치권이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해 선거용으로 특구, 산업 클러스터 공약을 남발하고 기업들만 다그친 결과다.
결국 산업 클러스터의 성공 여부는 기업 투자를 끌어들일 유인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처음엔 어떤 요구든 들어줄 것처럼 요구해 놓고, 나중에는 지역에 대한 의무만을 강조하는 식의 팔 비틀기는 곤란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에 최고의 행정 서비스와 인재 활용에 필요한 교육·문화·의료 인프라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대 정부에서 반짝했던 ‘무늬만 지역특구’ 정책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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