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최한나]잇고 이끄는 연결의 힘… ‘팀장들’의 어깨를 두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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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팀장을 단 지 얼마 안 된 후배의 토로를 들었다.
회의 시간에 아무 말도 없는 팀원들의 의견을 어떻게 끌어내면 좋을지, 결과물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회식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먼저 하자고 해도 될지 하나부터 열까지 고민이라는 얘기였다.
똑똑하고 능력 있던 친구가 팀장이 된 이후 별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거나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직원이었는데 팀장이 돼서는 팀원들을 잘 다독이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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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고 능력 있던 친구가 팀장이 된 이후 별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거나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직원이었는데 팀장이 돼서는 팀원들을 잘 다독이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사실 평사원으로 일하다 새로 팀장이 되면 고민스러운 순간이 는다. 본인 일에만 몰두하기보다는 두루 살펴야 하는 일이 늘어난다.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생산적인 방향으로 피드백 주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최종 책임을 지면서도 팀원들이 직접 해결하도록 재량권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딱히 관심이 가지 않아도 팀원들의 사생활을 넌지시 물어봐 주되 너무 깊이 개입하지 않는 센스도 필요하다. 사원 시절과는 성격이 다른 자질들이 요구되는 셈이다.
한때 경영학계에는 ‘팀장이 필요 없다’는 극단적인 주장이 돌기도 했다.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로 꼽히는 게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관리자를 모두 해고하라’는 도전적인 제안을 던지며 주목을 받았다. 팀장 직급을 없애고 권한과 책임을 나눠 갖는 구조를 만들면 보다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실제로 자포스 같은 회사는 위계질서를 없애버린 ‘홀라크러시(holacracy)’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며 ‘관리자 없는 기업’으로의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는 오히려 중간관리자가 갖는 의미와 가치가 다시 조명받는 추세다. 최근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1700곳을 조사한 결과 뛰어난 역량의 팀장을 가진 회사는 팬데믹 기간에도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며 다른 회사보다 우수한 재무 상태를 보였다. 학자들은 그 이유로 중간관리자가 가진 ‘연결의 힘’을 꼽는다. 원격과 재택, 출근이 뒤섞인 하이브리드 근무가 늘면서 위와 아래를, 나아가 조직의 구석구석을 두드리고 중재하며 서로 묶어주는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팀장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위도 아래도 모두 상대해야 하는 가운데 토막이라는 데 있다. 윗사람에게는 적극적인 팔로어십을, 아랫사람에게는 주도적인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데 이를 동시에 잘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치가 낮은 단순 행정 업무도 의욕을 꺾는다. 많은 팀장들이 근로 시간의 절반 이상을 관료주의적 행정 처리에 쓰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조직은 보다 많은 자율성과 권한을 부여해 중간관리자 역할을 재정립하는 한편 팔로어와 리더로 유능하게 활약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통해 역량 있는 팀장을 키우는 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 Z세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일 못지않게 그들을 잇고 이끌며 보다 큰 가치를 만들어 내려고 애쓰는 팀장들의 사기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최한나 HBR Korea 편집장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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