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일 ‘한국어 마을’ 체험 열풍 “공간이 부족해요”
[앵커]
미국 미네소타주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청소년 대상 한국어 몰입 교육 기관으로 25년째 운영되는 숲속의 호수라는 한국어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에선 한국어만 써야 하는데 한류 열풍으로 미 전역에서 청소년들이 몰리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오히려 정원을 줄여야 할 상황이라고 합니다.
미네소타 한국어 마을을 이영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전라남도 일어나세요~~) 일어났어요~~."]
["부산 일어나세요."]
학생들의 잠을 깨우는 소리는 20년 넘게 이어온 한국어 마을의 전통입니다.
["오늘 하루종일 한국말만 하겠습니다."]
학생들의 한국어 배우기는 형식도 정해진 시간도 없습니다.
["김치! 김치! 김치! 김치."]
특히 학생들이 매일 만드는 한국어 촌극은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납니다.
["첫 번째 뉴스입니다. 한국에서 k 팝 아이돌 제로베이스 원이 데뷔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한국어는 생활이고 놀이입니다.
[다빈/애리조나 주 거주 : "제가 여덟 살부터 공부했고 혼자서 공부했어요. 오랫동안 한국말로만 얘기하는 기회가 왔으니까 너무 기쁘고."]
올해는 LA 한국 문화원이 한국 전통 미술과 다례 체험 등 특별한 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해 왔습니다.
단연 최고의 인기는 K 팝 댄스 워크숍입니다.
숲속의 호수라는 이름의 이 한국어 마을은 미네소타주 콩코르디아 대학 산하 단체가 운영하는 14개 외국어 마을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 1999년에 세워져 올해로 25년째 운영되는 이곳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한국어 마을입니다.
이 마을을 거쳐 간 학생은 3천 명 가까이 됩니다.
매년 정원 120명으로 여름 캠프를 운영하는데 7~8년 전부터 한류 열풍에 학생들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매리 마우스 코셜/콩코르디아 외국어 마을 대표 : "한국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너무 많은데, 지금 당장은 한국어 공부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올해는 2주 과정이 3백만 원, 4주에 7백만이 넘을 정도로 고가지만, 지원자가 정원을 넘겨 대기자를 받아야 할 정돕니다.
[지혜/숲속의 호수 교사 : "대기하는 사람이 아마 100명도 넘을 텐데 그래서 다 받을 수 있었으면 너무 좋겠고."]
이런 성과에는 태권도를 시작으로 24년째 숲속의 호수와 인연을 이어가는 다프나 주르 스탠퍼드대학 교수의 한국어 사랑이 있습니다.
한국 이름 주다희, 10년 전부터는 한국어 마을 촌장을 맡고 있습니다.
[주다희/스탠퍼드대 교수/한국어 마을 촌장 : "한국말이 오로지 한국 사람을 위한 언어라는 것을 깨주고 싶어요. 저희 다음 세대 아이들이 더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게 제 개인 바람입니다."]
그러나 한국어 마을은 25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러시아 마을 시설을 빌려 쓸 정도로 열악합니다.
다행히 4년 전 국내 기업인이 500만 달러를 기부해 내년부터 건물을 따로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기숙사 부족으로 정원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여야 합니다.
[주다희/스탠퍼드대 교수/한국어 마을 촌장 : "한국어를 통해서 평생 한국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소위 말하는 친한파가 될 수 있는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을 놓치고 있어요."]
프랑스 독일 등 다른 외국어 마을은 자국 정부나 기업 국민의 지원으로 정원 160명에 1년 내내 언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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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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