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으로 켜지는 긴급공지 라디오…일본서 확산하는 이유는?
[앵커]
자연재해가 빈번한 일본에선 긴급 공지 수단으로 라디오 보급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비상시에 자동으로 전원이 켜져 대피 등 재해 정보를 전달하는데요, 주로 스마트폰 활용이 힘든, 혼자 사는 고령의 노인들에겐 아주 유용합니다.
우리나라도 참고해 볼만한 재해방송 수단입니다.
일본 오카야마에서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년 전 서일본지역에 폭우가 쏟아졌을 때, 이곳 구라시키시 마비 마을에서만 5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대부분 미처 대피하지 못한 고령자였습니다.
[희생자 유가족/지난 6일 5주기 추도식 : "어머니가 공포 속에서 돌아가신 게 아닌지 생각하면 지금은 후회밖에 남지 않습니다."]
당시 희생자가 나왔던 고령자 요양시설.
노인들이 둘러 앉아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비상 시 대피를 알리는 긴급공지 라디오입니다.
[쓰다 유키코/노인복지시설 직원 : " 건물 안에만 있으면 재해 방송이 확실히 들리고, 무엇이 긴급한지 그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라디오를 이용합니다)."]
공장에선 전국에 보낼 라디오 조립이 한창입니다.
신호를 보내자 라디오 수십 대가 켜지고 일제히 방송이 나옵니다.
["공지방송시스템입니다. 지금은 시험방송입니다."]
라디오 특성상 재해방송이 잘 나오는지를 평소에 테스트 해볼 수는 없습니다.
단, 매달 1일 낮 12시 55분이 되면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 시험방송을 시작합니다.
라디오를 꺼놔도 재해 방송이 시작되면 전원과 조명이 켜지고 정보가 전달됩니다.
구라시키시는 주민들의 라디오 구입 비용 80%를 지원합니다.
마을 대피 방송이 들리지 않았고, 휴대전화도 먹통이 돼 일어났던 5년 전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섭니다.
[오모토/구라시키시 위기관리 담당 : "정보가 확실하게 도달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라디오 구입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보다 많은 분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재해 위험이 큰 일본의 자치단체 80여 곳이 라디오를 이용한 재해방송을 도입했고, 고령화가 빨라짐에 따라 재해용 라디오의 보급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일본 오카야마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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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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