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배틀’ 박효주 “숨겨둔 딸과 조건만남한 이규한, 역겹고 화나”[인터뷰②]

김나연 2023. 7. 2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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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행복배틀’ 박효주가 이규한과의 부부 호흡과 반전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 주연 배우 박효주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행복배틀’은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하고,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극중 박효주는 완벽한 행복을 전시하며 모두에게 부러움을 사는 전업주부이자 인플루언서 오유진 역을 맡았다.

박효주는 작품에서 남편 강도준 역을 맡은 이규한과의 호흡을 묻자 “워낙 유머러스한 분이더라. 그래서 재밌었다. 얘기를 재밌게 하는 스타일이라 오빠가 있으면 많이 웃었다”며 “의지도 많이 했다. 감독님하고 오빠는 연달아 작품을 했고, ‘삼순이’ 멤버이기도 하지 않나. 감독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 듣고, 선배다 보니 이것저것 얘기도 해주셨다. 처음 뵀는데 신들이 많지 않다보니 오히려 촬영 전에 밥도 자주 먹고 배우들 끼리 많이 만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행복배틀’의 후반부에 가서야 오유진을 죽인 진범이 강도준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던 바. 박효주는 진범이 밝혀지기 전까지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엔딩 OST의 손승연씨 목소리가 나옴과 동시에 문자가 쏟아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진범 남편이야’라고 얘기해도 안 믿더라. 너무 재밌었다. 원작에서도 남편이 죽였고, 왠지 드라마에선 뭐가 더 있을 것 같았나 보다. 그런 게 묘하더라”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행복배틀’에는 진범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비밀과 반전들이 서서히 드러나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더군다나 진범을 비롯해 이 같은 반전 대부분에는 오유진의 죽음이 연루 돼 있는 상황. 그런만큼 박효주는 “저는 모든 반전을 다 알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다른 배우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오유진은 모르면 안 되는 지점이 많았던 탓에 처음부터 반전을 알려줬다고. 박효주는 “모르는 상태에서 연기하게 뒀더니 감독님이 봤을 때 이상한 것 같았는지 다 알려주시더라. ‘그 신은 그런 신이 아니다’라고 얘기하셔서 ‘몰랐잖아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효주는 ‘행복배틀’에서 가장 놀랐던 반전을 묻자 “제가 애가 있었다고요? 진짜요?”라고 리얼했던 자신의 반응을 전했다. 작중 오유진의 죽음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다름 아닌 숨겨진 딸 심주아(서이라 분)의 존재였다. 심주아는 오유진이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첫째 딸로, 할머니인 심혜정(이상숙 분) 밑에서 자라 자신의 친모를 원망하는 인물이다.

이에 박효주는 “오유진은 늘 안전하고 따뜻한 가정을 꿈꿨다. 하지만 어린시절부터 실패가 반복됐고, 도준과 만든 가정은 어떻게든 지키고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다. 그런 과거들이 확실했기 때문에 이 여자를 이해할 수 있더라. 짠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주아 입장에서 자기는 할머니 밑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날 버린 엄마가 최고급 아파트에서 살면 당연히 분노가 생길 것 같았다. 연기도 잘하더라. 너무 좋았다. 그 신이 어떻게 보면 제가 놀랐듯 ‘오유진한테 애가 있었다고?’하는 마지막 퍼즐 같은 지점이었다. 그 친구 때문에 도준을 죽이고 싶었던 것도 있고, 모든 사건의 발단이자 끝까지 가는 지점이다. 대본에서도 주아가 갑자기 숨겨져 있다 등장하고 폭발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 역할을 하는 사람은 힘들 겠다’ 싶었는데 너무 잘해줬다”고 감탄했다.

오유진이 강도준을 죽이고 싶을만큼 분노했던 가장 큰 이유는 강도준이 자신의 숨겨둔 딸 심주아와 조건만남을 한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었다. 박효주는 “상황 자체가 역겹고 화가 난다”고 오유진의 감정에 공감했다.

그는 “유진이 주아를 어떤 마음으로 버리고 왔는지, 주아를 떠올릴 때마다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 내가 없지만 아름답고 편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냈는데, 아빠라는 사람이 ‘(오유진한테) 자식이 있었어?’ 하고 눈이 돌아가서 나를 엿 먹이기 위해 주아한테 접근한 것이지 않나. 나에 대한 원한을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나의 가장 큰 약점인 주아한테 해소한 거다. 거의 고대 그리스 비극 아니냐. 내 딸하고 아버지가 잤다니. 정말 상상하기 힘들었던 부분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만 박효주는 ‘유진은 도준을 사랑했을까’하는 질문에 “처음엔 사랑했을 거라 확신한다”고 답했다. 그는 “유진은 갈 곳이 없어서 엄마가 있는 마릴린으로 갔고, 거기서 일을 돕다 보니 술집 여자로 살았다. 그러다 착한 동네 청년을 만나서 결혼했고, 거기서 낳은 딸이 주아다. 그런데 남편이 사고로 죽으면서 자기가 처음으로 만들고 싶었던 가정의 행복이 또 깨지는 순간이 왔다. 그래서 뒤도 안 돌아보고 주아까지 버려 가며 신분세탁을 한 것”이라고 오유진의 전사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품에서 디테일하게 나오진 않겠지만, 그 결단들 속에 수많은 고민을 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그래서 심혜정씨도 유일한 모성으로 주아를 맡아준 것”이라며 “그렇게 도준과 어떻게든 만났을 때, 신분세탁의 목적도 있지만 좋아하고 사랑해서 (관계를) 시작했을 것 같다. 또다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라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와이원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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