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주 “남편·딸 덕분에 안도감, 엄마로서 가치관은 흔들려”(행복배틀)[EN:인터뷰②]

이하나 2023. 7. 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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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하나 기자]

배우 박효주가 엄마로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7월 20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극본 주영하, 연출 김윤철)에서 박효주는 완벽한 엄마이자 아내의 삶을 SNS에 전시하는 전업주부이자 인플루언서 오유진 역을 연기했다.

오유진이라는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고민의 연속이었던 박효주는 가장 놀랐고, 의외의 서사로 오유진의 숨겨진 딸 심주아(서이라 분)의 등장을 꼽았다. 박효주는 “오유진은 늘 안전하고 따뜻한 가정을 꿈꿨다. 어린 시절부터 실패가 반복되니까 강도준(이규한 분)과 만든 가정은 어떻게든 지키고 ‘행복해야만 해’라는 강박이 있었다. 그런 과거들 때문에 오유진을 이해할 수 있었고, 이 여자가 짠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심주아의 존재는 ‘행복배틀’에서 마지막 퍼즐 같은 지점이었다. 사건의 발단이자 끝으로 치닫게 하는 요소였다. 박효주는 “오유진에게 ‘네 옆에는 없지만 부디 아름답고 편안하게 살아가길’이라는 마음으로 주아를 생각했을 거다. 나의 약점이었던 주아와 강도준의 관계를 알게 됐을 때 오유진의 마음을 상상하기 힘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오유진은 첫째 딸 지율(노하연 분)이 헤리니티 영어 유치원 발표회에서 주인공을 맡게 하려고 부정한 방법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반면 실제로 딸을 키우고 있는 박효주는 엄마로서의 가치관이 많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박효주는 “아이를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키우고 싶은 게 모든 엄마의 마음이겠지만, 막상 아이가 커가면서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에 이런 걸 보고 눈을 감는 게 엄마로서 잘 안 된다. 마치 이 교육을 시키면 더 나은 아이가 될 것 같은데, 결국은 내가 하고 싶은 건 아닌가라는 고민을 수없이 한다”라고 말했다.

박효주에게 가정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다. 박효주는 “내 남편, 딸에게 정말 감사하다. 좋은 사람을 잘 만난 것 같다. 그동안 여러 번 센 가정을 연기하지 않았나.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도 아픈 엄마를 연기하고, 그때 남편도 바람을 피우고 만만치 않았다. 드라마지만 마음이 아프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안도감을 느낀다. 그래서 더 고맙고 소중하다”라고 답했다.

박효주는 엄마가 된 후 연기할 때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결혼도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흘러가다 보니 가족이라는 괜찮은 구성원이 됐다. 아이라는 생명을 키우고 살아가면서 경험하지 못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아이한테는 엄마라는 존재가 온 세상인 것 같은 시기가 있지 않나. 그 시기에 남에게 맡겨놓고 나와서 연기를 하는데 내가 대충할 수는 없지 않나. 미안함은 있지만 진짜 좋은 배우로 잘 살아가는 게 내 아이한테 해줄 수 있는 역할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박효주는 엄마가 배우라는 것을 알고 있는 딸의 귀여운 반응도 공개했다. 박효주는 “식당을 갔는데 마침 ‘낭만닥터 김사부2’가 재방송으로 나왔다. 심드렁한 교수 역할인데 그걸 본 딸이 ‘엄마 촬영 가서 안 좋은 일 있었어? 심각해’ 이러더라. 내가 출연한 작품은 잘 못 보는데 ‘평생동안’이라는 예능은 보여줬다. 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저번에 인공지능 스피커에 ‘박효주가 누구야?’라고 검색을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박효주는 ‘아는 형님’ 출연 당시 강호동이 이상형이라고 밝히며 남편은 이상형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박효주는 “남편이 방송을 보더니 그래서 살찌우는 거냐고 하더라(웃음). 살이 조금 붙기는 했지만 체격은 다르고, 눈매는 비슷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박효주는 영화 ‘완득이’ 촬영 직전 연기를 그만하려고 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배우로서의 터닝포인트를 꼽았다. 박효주는 “그때가 스물아홉 살이었다. 서른을 앞둔 시점에서 연기를 계속할 것인가 고민했다. 작품을 많이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배우인 걸 내가 못 믿겠는 지점이 싫고 부끄러웠다. 이 직업은 희망 고문의 직업이고 기회가 늘 오는 게 아니지 않나. 그 반복이 너무 많으니까 힘들었다. 강원도 바다에서 ‘뒤도 안 돌아보고 그만해야지’라면서 쿨한척하고 있었는데, 3~4개월 전에 오디션을 본 작품에 캐스팅이 됐다는 전화를 받고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1분 만에 바뀌는 내 모습을 보면서 너무 부끄러웠다. 갖고 싶어서 투정 부린 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힘들어도 불평, 불만은 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배우입니다’라고 느낌표는 못 찍어도 마침표는 찍고 살자는 생각을 했다”라며 “물음표는 버리고 ‘나는 배우다’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려고 했다. 그게 완전히 터닝 포인트가 됐고, 그 이후로 좋은 작품을 많이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와이원엔터테인먼트, ENA)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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