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계, 로톡 징계처분 변호사 속행 결정에 “유감”

벤처업계 “검·경·헌재 등서 합법이라고 이미 확인”
법무부의 결정 지연에 강력한 유감 표시…“조속한 결정 내려달라”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벤처·스타트업계가 법률 플랫폼 ‘로톡’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대한변호사협회(변협)로부터 징계를 받은 변호사 123명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벤처기업협회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법무부의 변호사 징계위원회가 속행 결정을 내렸다”면서 “말이 속행이지 징계위원 소집일정 등을 고려하면 차기 위원회가 언제 잡힐지 기약도 없이 기다려야하는 희망고문에 또 놓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협회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이 법무부에 이의신청 한 뒤 징계위원회 개최까지 7개월이나 걸렸다”며 “그 사이 리걸테크 시장은 우리나라만제자리걸음만 하고 있고 해당 기업은 혁신의 싹이 자라지 못하는 상황이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유감의 뜻을 나타내면서 “지난해 12월 변협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의 이의신청 이후 징계위원회 개최까지 무려 7개월 이상을 소요했다”며 “지난 3월 이미 결정을 내렸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의기간을 6월까지로 한 차례 연장 후 7월로 한 차례 더 연기한 데 이어 이번까지 사실상 세 번이나 결정을 미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변협과 로톡의 갈등은 로톡이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부터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며 “로톡 서비스는 이미 경찰, 검찰, 헌법재판소 등 복수의 국가기관들로부터 합법이라는 확인을 수차례 받았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징계 결정 기한에 강제성이 없더라도 법상 변협의 관리감독 기관인 법무부가 계속해서 결정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며 “정부는 사회적 갈등 분야에 진출한 스타트업이 사업을 예측할 수 있도록 빠른 판단, 결정, 해석 등으로 사안을 정리해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리걸테크 스타트업은 7000여개가 넘고 유니콘 기업은 7곳이 활약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지만 리걸테크 기업이 30여 개에 그치고 유니콘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장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시기에 소모적인 갈등에 대응하느라 로톡은 사업이 어려워져 올해 초 직원들 절반을 내보내는 결정을 하고 사옥도 철수 과정을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이 행정쟁송이 아닌 혁신에 매진하여 세계 속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결단을 내려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포럼측은 전했다.

벤처업계는 “법무부는 더 이상의 갈등을 막고 국민의 편익과미래 리걸테크 등 혁신산업을 키우는 올바른 결정을 빠른 시일 내에 내려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로톡측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14년 서비스를 출시한 이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 차례의 고발 건 관련해 단 한 번의 예외없이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며 “심의 일정이 길어진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받은 것에 만족한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의와 법치에 기반한 합리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철근 (konpo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