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보 해체, 불합리하게 결정…4대강 반대단체가 위원 선정"
[앵커]
문재인 정부 당시 4대강 보 해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의사결정 구조가 있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 환경부 장관 지휘 아래 특정 단체의 추천 인사 위주로 관련 위원회가 꾸려졌고 보 해체 경제성 분석도 불합리하게 이뤄졌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방준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4대강 재자연화'를 추진했습니다.
환경부는 2018년 11월 4대강 조사·평가 위원회를 꾸려 4대강 보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고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3개 보를 해체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홍정기 / 당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 공동위원장(2019년 2월)> "보의 구조물 해체시 비용보다 수질 생태 개선, 유지관리 비용의 절감 등 편익이 매우 크므로 보를 해체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합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특정 시민단체 의견을 반영하도록 부당 지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 직원은 후보자 명단을 유출했고, 관련 단체 측은 4대강 사업에 찬성한 인사들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단체 측이 명단이 담긴 엑셀 파일에 '노'(No)라는 뜻의 영문 N을 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43명 전문위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명이 시민단체 추천 인사로 채워졌으며, 제외를 요청한 전문가 41명은 아무도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이같은 정황을 확인한 감사원은 지난 1월 김 전 장관 등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습니다.
감사원은 보 해체 결정의 근거가 된 경제성 분석도 불합리하다고 봤습니다.
국정과제에 설정된 마감 시한에 쫓겨 신뢰성이 떨어지는 데이터를 토대로 보 해체 비용과 편익을 산정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부당한 압박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감사원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감사원은 환경부에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보 해체의 경제성을 다시 분석하라며 사실상 재검토를 통보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b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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