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최소 8조’ HMM 매각 개시…영구채 1조 주식 전환해 판다
산은·해진공 공고…연내 완료 목표
후보군에 현대차·포스코 등 거론
대형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정부 지분 매각 절차가 20일 시작됐다. 지분 규모와 주가를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고도 최소 8조원 규모다. 정부는 한 달 동안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이날 HMM 경영권 공동매각을 위한 공고를 냈다. 매각 지분은 총 3억9900만주다. 산은과 해진공은 매각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영구 전환사채(CB) 및 영구 신주인수권부사채(BW) 2조6800억원어치 중 오는 10월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1조원 규모를 주식으로 전환해 함께 매각할 예정이다. 전체 주식(6억8903만주)의 38.9%에 이른다.
이날 HMM 종가는 전날보다 1280원(6.73%) 오른 2만300원이었다. 매각 지분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8조997억원 규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매각대금은 9조~1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기준 주가 산정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매각 금액 2조원은 과거 1개월·1주일·최근 영업일 가중 평균 주가로 기준 주가를 산정한 후 주당 10%를 할인해 책정됐다.
산은과 해진공은 남은 영구채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주식으로 전환한 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처분할 예정이다. 인수자에게 추가로 매각할 수도 있다.
예비입찰제안서는 다음달 21일 오후 5시까지 접수한다. 이후 입찰 적격자를 선정하고 실사를 거쳐 오는 1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거래 종료 목표 기한은 올해 말이다.
HMM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SM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HMM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면 입찰에 응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 회장은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인수가는 4조5000억원이 적당하다고 주장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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