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하락에…가구당 순자산 첫 감소
5억2071만원…전년비 4.1% 줄어
국민순자산도 증가율 역대 최저
지난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구당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기업과 정부,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보유한 전체 순자산도 2.2% 늘어나는 데 그쳐 관련 집계 시작 이래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5억2071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1년 말(5억4301만원)보다 4.1% 줄어든 수치다. 국민대차대조표 통계에서는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가구당 순자산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1경1237조원)을 추계 가구 수로 나눈 값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은 전년보다 2.8%(317조8000억원) 감소했다. 가구당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이 감소한 것은 제도 부문별 순자산 편제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자산 종류별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택자산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이 1년 새 302조7000억원 감소했고, 금융순자산도 15조1000억원 줄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경우 가격이 급락한 주거용 건물·주거용 건물 부속토지 비중이 높아 기업과 정부·가계 가운데 유일하게 비금융자산이 감소했다.
금융자산은 현금·예금이 151조4000억원 증가했으나 주가 하락 등으로 지분증권·투자펀드가 151조8000억원 감소하며 줄었다.
금융법인과 비금융법인은 지난해 비금융·순금융 자산 모두 증가하며 순자산이 603조원 늘었다. 일반정부는 비금융자산은 늘고 순금융자산은 줄며 134조원의 순자산 순증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와 금융·비금융 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더한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2경380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2021년 말)보다 441조5000억원(2.2%) 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증가율(2.2%)은 2008년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았다.
국민순자산 증가폭이 둔화한 데는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손익이 감소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보유자산 가치의 변동을 나타내는 명목보유손익은 2021년 전년 대비 1375조원 증가했지만, 2022년에는 오히려 1년 전보다 74조3000억원 줄어들었다. 2021년 부동산 가격 급등에 이은 2022년 급락이 자산가격을 크게 요동시킨 영향이다. 명목보유손익이 줄어든 것은 1998년(-140조2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대차대조표(B/S) 팀장은 “지난해 거래 요인에 해당하는 자산순취득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주택자산을 중심으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명목보유손익이 큰 폭의 이익에서 손실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동산 자산(1경4710조원)은 1년 전보다 34조9000억원 감소하면서, 전체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77.1%에서 지난해 75.8%로 줄었다.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 자산 비중이 줄어든 것은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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