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까지 참전… 글로벌 빅테크 ‘AI대전’ [빅테크업계 AI 경쟁 가열]

이지안 2023. 7. 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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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GPT구축… AI챗봇 테스트 중”
MS·구글 등 선두주자들 압박할 듯
‘애플 GPT’ 2024년 출시 전망
애플 주가 껑충… 사상 최고 기록
AI 기술 정체 따라잡을지 관심
MS는 메타와 손잡고 선두 굳히기
“클라우드서 메타 ‘라마 2’ 서비스”
메타도 “오픈소스 무료” 선점 노려

애플까지 뛰어들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의 각축전이 끝을 모르고 치열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말 ‘애플GPT’라고 불리는 실험용 AI 챗봇을 개발해 현재 내부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애플GPT는 오픈AI의 GPT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만들 수 있는 애플의 자체 프레임워크 ‘에이잭스(Ajax)’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애플 로고 앞에서 사람들이 휴대폰을 이용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내부 관계자는 애플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생성형 AI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애플의 AI 책임자인 존 지아난드레이와 최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임원인 크레이그 페더리기의 주도 아래 진행되고 있다.

이로써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상위권을 휩쓰는 7개의 빅테크 기업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 7’ 기업들이 모두 AI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모회사), 엔비디아, 아마존,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매그니피센트 7 기업이다.

애플의 참전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시총 1위를 달리는 대표 빅테크 기업인 만큼 MS와 구글 등 선두주자들에게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생성형 AI 개발 사실이 알려지자 애플 주가는 장중 2.3%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인 198.23달러(약 25만원)를 기록했고, MS의 주가는 1%가량 떨어졌다.

애플은 AI 관련 개선 사항을 아이폰 음성 AI 비서인 ‘시리’와 검색·지도 애플리케이션 등에 이미 적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애플이 구축 중인 LLM을 시리에 적용한다면 시리 역시 현재 AI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사무용 AI 비서 등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전날 MS는 오픈AI의 LLM인 GPT-4를 적용한 업무용 AI 비서 ‘MS 365 코파일럿(부조종사)’의 월 이용료가 1인당 30달러(약 3만8000원)라고 밝혔다. 코파일럿은 메일 요약, 엑셀 데이터 자동 분석, 프레젠테이션(PPT) 제작 등의 AI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애플 내부 관계자는 애플GPT가 기본적으로 챗GPT와 MS의 빙, 구글 바드와 별다른 기술적 차이점이 없으며 아직 상용화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생성형 AI 개발 속도를 얼마나 빠르게 높일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통신은 “애플은 수년 동안 AI 기능을 제품에 접목해 왔지만, 생성형 AI 시장에서는 뒤처져 있었다”며 “시리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정체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최근 생성형 AI 관련 엔지니어 등 전문가를 대거 채용하는 중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손잡고 생성형 AI 시장의 선두를 달리는 MS는 전날 메타와의 제휴를 발표하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MS는 이날 연례 고객사 대상 콘퍼런스인 ‘인스파이어 2023’을 열고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의 사용자가 메타의 새로운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타가 이날 공개한 자사 최신 LLM ‘라마 2(Llama 2)’는 MS의 애저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메타 역시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다소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최신 LLM을 기업 등 개발자에게 오픈 소스로 무료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동안 메타는 자체 LLM을 학계 등에 연구용으로만 제공해 왔다. 이번 무료 공개로 누구나 라마 2를 활용해 AI 챗봇을 만들거나 원하는 서비스에 결합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메타 로고 앞에서 사람들이 휴대폰을 이용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는 마찬가지로 후발주자인 메타가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세운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무료 공개를 통해 단시간 내 이용자를 대거 확보한 뒤 유료화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테슬라도 후발주자 대열에 합류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자신의 새 AI 기업 ‘xAI’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xAI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업 구성원 12명 가운데는 바둑 AI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이고르 바부슈킨을 비롯해 MS 출신 그레그 양,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고안해낸 ‘AI 대부’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의 제자인 지미 바 등이 포함됐다. 머스크 CEO는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엔비디아로부터 약 1만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입도 마친 상태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머스크 CEO는 14일 트위터 라이브를 통해서 “복잡한 수학·과학 문제를 풀고 우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초지능 AI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다만 그는 xAI가 아직 ‘배아’ 단계이며 오픈AI와 구글을 따라잡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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