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하마 ‘강릉 야자수’…수목 관리에만 8억 원
[KBS 춘천] [앵커]
2년 전 강릉시 일부 해변에는 야자수 수십 그루가 등장했습니다.
강릉시가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며 제주도에서 구입해 심은 건데요.
해풍으로 인해 야자수 생육에 문제가 생기면서 다른 곳에 옮겨 심어 관리하고 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노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릉 경포와 안목해변에 야자수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21년 9월입니다.
강릉시가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며 야자수 50그루를 빌려와 심은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제주도에서 아예 사들여 4월부터 9월까지 해변에 심었지만, 올해에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김윤숙/경기도 안양시 평촌동 : "야자수? 야자수를 본 적이 없는데 저 끝에서 이쪽 끝까지 다 봤는데 야자수 못 봤거든요."]
해풍 피해와 낮은 기온 등으로 잎이 누렇게 변하는 등 아열대 식물인 '야자수' 생육에 문제가 생기자, 올해부터 식재를 포기한 겁니다.
현재 야자수는 강릉솔향수목원 온실 부지와 꽃묘장에 각각 20여 그루씩 나눠 보관되고 있습니다.
강릉시는 수목원에 새로 온실을 만들어 이들 야쟈수를 계속 관리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관리 비용이 문제입니다.
온실 조성비 6억 원에다, 야자수 구입과 이동 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비용은 8억 원이 넘습니다.
강릉시는 야자수 이동 식재에 따른 피해를 막고, 겨울철 관리를 위해선 임시 비닐하우스 설치보다는 관람용 온실을 조성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합니다.
[신승춘/강릉시 녹지과장 : "비닐하우스 짓는데 한 3억 원 정도 소요되는데 예산을 떠나서 야자수가 계속 넣다 뺐다 하게 되면 고사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강릉시가 차별화된 해변 조성을 위해 시도했다고 해명하지만, 지역 특성과 기후를 고려하지 않은 야자수 해변 식재는 예산을 낭비하는 어설픈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지영입니다.
촬영기자:김중용
노지영 기자 (n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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