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야산에, 강변에…흔적도 없이 숨진 아기 32명 또 확인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 전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들 2천여 명을 조사해보니 열에 한 명은 숨졌다는 정부 발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도 빠진 연고 없이 숨진 아기들이 최근 8년동안 서른 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승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의 한 야산, 3년 전 이곳에서 머리를 다친 채 숨진 남자 아기를 등산객이 발견했습니다.
5년 전 베이비박스 근처 길가에 한 아기가 버려졌습니다.
이곳에 놓인 아기는 영양실조 등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병원에서 병세가 악화돼 끝내 숨졌습니다.
[배연이/서울시 복지정책실 주무관 : "사고 일시, 이런 것들을 열람을 하면 6시간 정도의 여유는 있어요. 그래서 그사이에만이라도 발견이 됐었더라면 유기를 부모가 하더라도 사실 신고만 했었더라도 저는 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숨진 아기들은 어디로 갔을까?
꽃 한 송이 없이 문이 굳게 닫힌 무연고 추모의 집.
경찰과 지자체가 엄마, 아빠, 어떤 연고자도 찾지 못한 아기들은 이곳에 5년간 머물다 아무도 찾아가지 않으면, 결국, 공원에 뿌려집니다.
[배연이/서울시 복지정책실 주무관 : "조사를 했었는데 무연고 아동에 대해서는 반환 건수가 아직은 없었고요. 전부 지금은 추모의 집에 있는 상태예요."]
김영주 의원실이 각 지자체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8년간 무연고로 사망한 것으로 추가 확인된 영유아는 32명입니다.
이 아기들은 한강 변 비닐포대에서, 재활용 선별장에서, 헌 옷 수거함에서, 공원에 남겨진 가방 안에서 생명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출산 기록인 임시신생아 번호도, 주민등록번호도 남기지 않은 아이들로, 최근 정부의 출생 미신고 아동 2천여 명 전수조사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주/국회 보건복지위원/더불어민주당 : "세상에 태어나서 자기 출생신고는 고사하고 신생아 번호도 받지 못한 건만 찾고 있는데도 이렇게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실태 조사를 꼼꼼히 한다 그러면 더 많은 아이들이 발견이 될 것입니다."]
경찰은 이번에 취합된 무연고 영유아 사망 사건들도, 현재 정부 전수조사 사건들과 연계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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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sj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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