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외교’ 이끈 100세 키신저 4년 만에 방중, 시진핑과 환담
1970년대 미·중 수교 주역
시 “양국, 다시 선택 기로”
약 4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최근 미·중 간 대화 기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970년대 미·중 수교의 발판을 마련한 그가 다시 시 주석을 만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중국 관영 CCTV는 시 주석이 20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키신저 박사는 얼마 전 100세 생일을 지냈고 중국을 100번 이상 방문했다”며 “이 두 개의 ‘100’이 합쳐져 당신의 이번 중국 방중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52년 전 중·미 양국은 중대한 전환점에 있었고, 마오쩌둥 주석과 저우언라이 총리, 닉슨 대통령과 당신은 탁월한 전략적 안목으로 중·미 협력의 올바른 선택을 해 중·미관계 정상화의 과정을 열었다”며 “이는 양국을 이롭게 할 뿐만 아니라 세계를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인은 정과 우의를 중요시하고 오랜 친구를 잊지 않는다”며 “중·미관계 발전을 촉진하고 양국 국민의 우의를 증진시킨 당신의 역사적 공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현재 세계는 100년 만의 큰 변화를 겪고 있으며, 국제 지형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중·미 양국은 다시 한번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를 내다보면 중·미는 충분히 서로 성취하고 공동 번영할 수 있다”며 “상호존중과 평화공존, 협력공영의 원칙을 바탕으로 양국이 올바르게 함께 지내는 길을 탐구하고 중·미관계를 점진적으로 진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키신저 전 장관은 “시 주석이 내가 첫 방중에서 중국 지도자를 만난 댜오위타이 국빈관 5호에서 만나준 것에 감사한다”며 “미·중관계는 양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세하에서 ‘상하이 코뮈니케’가 정한 원칙을 준수하고, 중국에 있어 하나의 중국 원칙의 중요성을 이해하며 미·중관계가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나는 계속해서 양국 국민의 상호이해 증진을 위해 노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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