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에 감동한 주희정 감독, “선수들과 우승에 취하고 싶다”
고려대는 20일 상주체육관 신관에서 열린 제39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남자 1부 대학 결승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 연세대를 69-58로 물리쳤다. 역대 최다 우승 횟수도 13으로 늘렸다.
고려대는 1쿼터 4분 44초를 남기고 유민수의 3점슛으로 12-7로 앞선 뒤 줄곧 우위를 지켰다. 2쿼터 중반 31-20으로 처음 두 자리 점수 차이로 앞섰고, 3쿼터 중반에는 55-34, 21점 우위까지 점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67-58로 쫓겼음에도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흘려 보내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주희정 감독은 이날 승리한 뒤 “투혼이다, 투혼. 마지막에 이동근, 유민수, 윤기찬 세 명 모두 다리 경련이 일어났다. 오죽하면 뛰고 싶은데 도저히 못 뛰겠다고 하더라”며 “오늘(20일) 경기는 라이벌과 경기이고, 결승이라 다음 경기가 없었다. 김민규, 이건희, 김도은이 실수한 부분을 말할 수 없다. 우승을 했기 때문에 다 묻어간다. 선수들이 진짜 악착같은 수비와 투혼을 발휘해서 MBC배 13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고, 대견스럽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고려대는 9명으로 결승을 치렀는데 그 중에 6명을 주로 활용했다. 그 중에 4명(박정환, 유민수, 이동근, 문유현)은 30분 이상 뛰었다. 똑같은 9명을 고르게 기용해 30분 이상 출전한 선수가 없는 연세대와 대조를 이뤘다.
주희정 감독은 “수비 변화가 많은데 정상 수비보다 대인방어에서 변칙을 줬다. 연세대는 센터 3명을 계속 로테이션을 했는데 우리는 유민수와 박준형을 포스트에 놓는 준비를 했다. 그게 잘 활용되었다”며 “포스트보다 외곽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았다. 상대 빅맨 두 명이 뛰기 때문에 가드 두 명(박정환, 문유현)에게 픽앤롤이나 1대1을 자신있게 하라고 했는데 공격에서 잘 풀렸다.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유민수가 3점슛 3방, 박정환이 아주 중요할 때 3점슛 두 방, 그 때 흐름이 연세대로 넘어갈 수 있었는데 우리가 안 뺏기고 잘 지켰다”고 했다.
성균관대와 경기를 마친 뒤 결장 가능성이 높다고 했던 유민수는 선발로 나서 33분 40초를 뛰며 양팀 가운데 최다인 20점을 올렸다.
주희정 감독은 “어제(19일) 김도은과 유민수가 병원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김도은은 발날에 염증이 있었고, 유민수도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있었다. 둘 다 괜찮다고 하더라. 어제 무리를 안 시킨 게 오늘 약이 되었다”며 “우리가 투혼을 발휘해서 선수 9명이 라이벌 연세대를 이기고 우승을 했는데 (대학농구리그 마지막 상대였던) 상명대에게 진 게 약이 되었다”고 했다.
주희정 감독은 “연세대는 가드 3명이 서는 것보다는 김도완과 이민서 투 가드를 서더라. 우리는 반대로 박정환 원 가드로 준비했고, 유민수와 박준형을 포스트에 박아놓고, 높이가 있는 윤기찬과 이동근을 2,3번(슈팅가드, 스몰포워드)으로 바꿨다. 그게 적시적소에 잘 맞아 떨어졌다”며 “그게 안 되면 문유현이 백업으로 해줬다. 그나마 숨통을 잘 끊어줬다. 활로를 찾았는데 (문유현이) 좀 더 돌파를 잘 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았을 거다. 모든 9명 선수들이 오늘 경기로 경험을 쌓아 더 성숙해졌을 거다”고 했다.
고려대는 이제 플레이오프와 정기전을 준비해야 한다.
주희정 감독은 “9월에 플래이오프와 정기전이 있는데 우리는 우승을 했으니까 선수들과 우승에 많이 취하고 싶다. 휴식 기간을 주고 8월 3일부터 일본으로 교류전을 가고, 월드 대학농구 시리즈 2023 대회도 출전한다. 정기전과 플레이오프를 대비해서 해외 팀과 경기를 하며 준비할 생각이다. 8월 말에는 프로 팀들과 연습경기를 갖는다”며 “전국체전 금메달이 목표라고 거듭 말씀 드렸는데 박무빈과 문정현이 없는 상황에서 전국체전 금메달까지 욕심 내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는 허훈, 송교창, 김낙현, 박정현, 박준영, 유현준, 변준형, 전현우, 박진철, 한승희, 박지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어느 때보다 전력이 강하다.
주희정 감독은 전국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상무를 이겨야 한다고 하자 “상무 전력이 더 좋다. 물론 당연히 안 된다. 안 되는데 우리가 서울 대표로 나간다. 안 되더라도 그 목표로 준비해서 나가야 한다. 안 된다고 그 자리에 안주하면 안 된다. 부저가 울릴 때까지 선수가 최선을 다해서, 오늘처럼 좋은 수비와 공격으로 좋은 경기를 한다면, 어렵겠지만, 0.01%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목표로 삼았다”며 “주위에서 말도 안 되고 건방지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목표치를 주는 게 선수들에게는 중요하다. 우리가 NBA 선수와 경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설사 NBA 선수와 경기를 한다고 해도 일단 부저가 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스포츠 중에서도 농구가 매력적이다”고 전국체전 금메달을 목표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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