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홍준표 징계절차 개시…최소 ‘당원권 정지’ 전망
‘수해 중 골프’ 뒤늦은 사과
26일 윤리위 결과 나올 듯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수해 중 골프’로 비판받은 홍준표 대구시장(사진)에 대해 20일 징계절차를 개시했다. 당원권 정지 이상 중징계가 유력한데,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홍 시장 태도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홍 시장 징계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사유는 당 소속 공직자가 ‘자연재해나 대형 사건·사고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 등에 ‘오락성 행사나 유흥·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국민의힘 윤리규칙 22조 2항 위반, ‘당원은 예의를 지키고 사리에 맞게 행동해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윤리규칙 4조 1항 위반이다.
홍 시장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우가 내리던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비판 여론이 일었지만, 홍 시장은 “괜히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 떼처럼 덤빈다고 내가 거기에 기죽고 잘못했다고 할 사람이냐”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홍 시장은 윤리위의 징계절차 개시 여부 안건 직권상정으로 중징계 가능성이 커지고 나서야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윤리위 징계절차가 시작되면서 홍 시장은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 징계 종류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이 있다. 최소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리위가 홍 시장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할지, 홍 시장 사과에 따라 비판 여론이 다소나마 진정될지에 따라 홍 시장이 제명을 피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원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회의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사과에만 그치지 않고, 수해 현장을 찾아가 유가족들을 위로하거나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양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앞서 논란이 된 두 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을 삭제했다. 또한 회의 전 윤리위에 사과문과 의견서, 비상상황 근무현황표 등을 제출했다. 진정성을 보여줘 징계 수위를 낮춰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징계 결과는 오는 26일 윤리위 회의에서 나올 예정이다.
정대연·이두리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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