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까지 이어진 추모 행렬…"학교 둘러보니 참담하고 더 비통"(종합)

서상혁 기자 2023. 7. 2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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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행렬이 밤까지 이어졌다.

이날 서이초등학교엔 A씨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에서 교사가 모였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선생님이 이날 오후 3시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추모집회를 하자는 글을 올린데 따른 것이다.

이날 추모객들이 "제대로 된 추모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하면서 일부 마찰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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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끝나자 마자 달려 왔다"…학교 주변 300m까지 대기 줄
장상윤 "가이드라인 만들 것"…강남서초지원청에 추모공간
20일 밤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교사가 재직하던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를 찾은 추모객들이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2023.7.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행렬이 밤까지 이어졌다. 퇴근 시간이 되자 오전보다 더 많은 추모객이 몰렸다.

이 학교에서는 앞서 18일 1학년 담임교사 A씨(23)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A씨가 학교 폭력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이초등학교엔 A씨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에서 교사가 모였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선생님이 이날 오후 3시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추모집회를 하자는 글을 올린데 따른 것이다. 참석자들은 추모의 뜻을 담아 검은색 옷과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오후 6시30분부터는 낮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학교 정문 기점 대기줄이 오후 3시30분쯤 150m였으나 6시30분에는 300m로 늘어났다.

A씨를 추모하는 화환이 학교를 둘러싼 것도 모자라 인근 상가 입구까지 이어졌다.

경기 수원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이모(30) 교사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광역버스를 타고 달려왔다고 했다. 이 교사는 "어제 소식을 접하고 바로 오려 했는데 일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며 "직접 학교를 둘러보니 더 참담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윤모(40) 교사는 "학부모의 갑질에 정신과 다니는 교사가 적지 않다"며 "학생 인권만 생각할뿐 교사 인권은 생각하지 않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학생과 교사의 인권이 동시에 보장될 때 의미있는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추모객들이 "제대로 된 추모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하면서 일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학교 측이 오후 6시쯤 정문 안쪽에 임시 추모 공간을 마련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20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내부에 마련된 A교사 추모 공간. 추모객들이 경찰 통제 하에 헌화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서상혁 기자

오후 5시25분엔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학교를 찾았다.

정문 앞 임시 추모 공간에 헌화한 장 차관은 "참담하고 비통한 일이 발생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들 과잉보호되고 있는데 교권만 위축돼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데 선생님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적극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추모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1일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앞에 A교사의 추모 공간을 설치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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