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니” 순직한 해병대원 부모 통곡
수색 마지막 임무…상병 추서
해병대 1사단에 빈소 마련돼
참모·동료 대원들 근조 리본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20)의 빈소가 마련된 포항 해병대 1사단은 20일 무거운 침묵과 비통함으로 가득했다. 사단 입구 위병소 근무자를 비롯한 해병대원들은 모두 왼쪽 가슴에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고 채 상병의 넋을 기렸다. 채 상병은 순직처리되면서 1계급 특진했다.
빈소는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마련됐다. 짧은 머리카락에 빨간 명찰을 단 늠름한 모습의 채 상병 영정이 국화 장식 속에 걸려 있었다.
이날 오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비롯한 해병대 참모들이 가장 먼저 헌화하고 분향했다. 이어 채 상병이 소속된 부대 지휘관과 동료들이 영정 앞에 꽃을 바치고 묵념했다. 유가족들은 빈소 입구 ‘고 채수근 상병 빈소’라고 쓴 안내문에 걸린 채 상병의 사진을 보자마자 “이게 무슨 황망한 일이냐”면서 사진 속 그의 볼을 쓰다듬으며 오열했다. 초췌한 모습으로 여성 부사관의 팔에 의지해 빈소로 들어선 채 상병의 어머니는 고개를 떨군 해병대사령관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어머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외아들이에요.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나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원망스럽네요”라면서 “아무리 아들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으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통곡했다. 채 상병의 아버지는 입을 꼭 다문 채 담담한 모습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채 상병은 27년째 활동 중인 현직 소방관의 외동아들이자 한 집안의 장손이었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결혼 생활 10년차에 어렵게 채 상병을 낳았다. 전북 남원이 고향인 채 상병은 전주에서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지난 5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그는 순직하기 하루 전인 지난 18일 저녁 아버지와 단 2분간 통화했다. 아버지는 “내가 걱정돼서 전화했지. 물 조심하라고. 그런데 그게 아들의 목소리를 듣는 마지막이 될 줄 알았나”라며 탄식했다.
채 상병의 영결식은 22일 오전 9시 해병대 1사단 ‘도솔관’에서 엄수된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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